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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포닉스 생산성 높이는 시스템 개발한 '나비아쿠아' 김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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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포닉스 생산성 높이는 시스템 개발한 '나비아쿠아' 김문재 대표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9.02.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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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재 대표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김도형기자]  서울의 남쪽 끝자락인 서초구 신원동에 위치한 나비아쿠아(NaBiAqua). 서울에 위치한 유일한 아쿠아포닉스 농장이다.

200㎡쯤 되는 비닐 시설하우스에는 상추, 로메인, 샐러리 등 잎채소와 다육식물 그리고 메기, 빠가사리, 금붕어 등 물고기가 자라고 있었다. 화학비료나 영양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고기 배설물로 식물에 영양을 공급하고, 식물이 정화한 물을 물고기 양식에 재순환하는 최첨단 농·어 복합기술이 적용된 농장이다.

여기서 아쿠아포닉스 농법으로 재배한 상추를 맛보니 시중에서 접한 밋밋한 맛과는 다른 진한 맛이 났다. 상추를 수경재배하는 하단의 수조에는 50㎝급 큼직한 메기들이 떼지어 몰려 있었다. 항생제를 쓰지 않고 키운 메기로서 이웃과 요리하여 시식한 결과 호평을 얻었다 했다.

“위치상 일조량이 조금 부족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상추들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맛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요. 메기들이 자라는 속도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메기들이 떼지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건강상태가 매우 좋습니다.”

김문재 대표는 아쿠아포닉스 농법으로 키운 식물과 물고기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상추는 2~3개월이면 상품성을 지닐 만큼 자랐고 메기의 생존율은 95% 이상이라고 했다. 국내 아쿠아포닉스 농장이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데 그런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아쿠아포닉스란 물고기 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를 합한 합성어로 물고기를 기르면서 동시에 수경재배 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 도입된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성공한 농장이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아직까지는 채산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기존 시스템으로는 양식 물고기의 확대에 한계가 있어 수익을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물고기를 많이 키우려면 질소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져 하는데 질소 순환을 도와주는 미생물이 충분치 못해 그게 힘들었던 것입니다.”

김 대표는 산소용해기를 이용해 물속에 산소를 불어넣어 용존산소량을 늘림으로써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산소용해기는 고압으로 물과 산소를 동시에 공급하여 순간적으로 물속 산소 농도를 높여 수조 속 용존산소량(DO)을 증가시키는 기구이다.

산소용해기를 이용해 물속에 산소를 불어넣어 용존산소량을 늘려 생태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킨다.

현장에서 측정 결과, 산소용해기를 통한 물의 용존산소량은 30㏙에 달했고 이 물을 공급받은 수조의 용존산소량은 16~17㏙로 올라갔다. 지하수의 용존산소량이 13.5㏙이므로 물고기를 기르는 수조의 용존산소량이 훨씬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중 용존산소량을 높이면 호기성미생물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표층부의 엽록소, 남조류를 없앨 뿐만 아니라 물 밑바닥에 쌓이는 혐기성 유기퇴적물질을 분해하여 미생물과 어류가 먹을 수 있는 식용물질로 변화시켜 생태환경을 복원시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영주댐의 녹조현상을 이 산소용해기를 이용해 해결한 바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물고기 양식장 여러 곳에 산소용해기를 납품하기도 했다. 그는 “산소용해기를 사용하면 물 사용량의 90%를 재활용하고 사료 급여량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고기의 배설물은 식물들에게는 동물성 영양제가 되는데 양식 물고기의 배변이 많아 암모니아가 너무 많아지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산소용해기로 산소를 주입하여 질산화 사이클을 개선하면 용량의 한계를 극복하여 물고기 양식의 집약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양식 수조 물고기 주 배설물인 암모니아는 아질산균에 의해 아질산염으로 변하고 아질산염은 니트로박터 균에 의해 질산염으로 변해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상태로 된다.

이 물을 식물에 공급하면 식물은 물을 정화하여 물고기에게 알맞은 상태로 내보낸다. 물고기는 이 물과 사료를 먹고 다시 배설물을 내보내는 선순환구조가 이어진다.

게다가 산소용해기는 수질을 정화할 뿐만 아니라 수질 정화에 드는 인건비와 물 사용에 대는 관리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한다. 김 대표는 “산소용해기는 고농축 무기포 산소수 공급으로 유익미생물을 단기간에 대량증식시켜 질소순환 사이클의 과정을 7~10일로 단축시키고 고농도의 용존산소량을 유지시켜 물고기의 증식 속도를 2~3배, 식물의 성장속도를 1.5배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다.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아 소규모부터 대규모까지 적용 가능하고 규모가 커질수록 단위 규모 당 설비 및 관리, 운영비가 절감되어 아쿠아포닉스의 관건인 채산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시설하우스를 9동으로 확장하기로 하고 올 봄에 공간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문재 대표는 일본에서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는 사업가였다.

24세 때 일본에 유학, 경영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1980년 일본에서 토쿄에서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업체인 C&B 사를 설립, 한국의 반도체 공장 설립에 일조했으며 PC-VCR과 컴퓨터 텔렉스시스템을 개발했다.

PC-VCR 상용화를 방해하는 일본의 전자제품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점금지법 위반 인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녹조현상 완화에 관심을 가졌고 이를 위해 수자원공사의 의뢰를 받아 수질정화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농업에 대한 관심으로 수경재배가 발달한 일본의 기술을 도입해 아쿠아포닉스 시스템 개선에 노력했다.

김 대표는 “농업인구의 고령화 및 감소 추세로 농업의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귀농귀촌이 추진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아쿠아포닉스로 대변되는 도심농업이 궁극적으로 농업인구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쿠아포닉스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채산성을 맞추는 것이 급선무로 반도체처럼 고집적화를 이루는 것이 필수적이라 했다. 일본의 경우처럼 도심 출·퇴근 거리에서 아쿠아포닉스로 재배한 맛있고 신선한 농산물을 비싼 값에 팔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의 순환체계를 이용하는 아쿠아포닉스는 생산과정에서 인공비료나 약품을 사용하지 친환경적으로 식물과 어류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아쿠아포닉스는 정년퇴직자와 청년들을 고용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쿠아포닉스의 활성화, 사업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진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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