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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무, 무궁무진 영양 덩어리
  • 김문 논설위원
  • 승인 2018.12.0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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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라이프신문 김문 논설위원] 어릴 때였다. 겨울날 학교 갔다 오다가 푸릇푸릇한 무밭을 자주 지나쳤다. 약간 배가 고프기도 하고 무를 바라보니 슬쩍 욕심도 생겼다. 밭담을 넘어 무 한 뿌리를 뽑았다. 누가 볼세라 얼른 갖고 나와 길가 옆 잔디 위에 털썩 주저앉아 쓱쓱 비벼가며 흙을 닦아냈다. 무를 들고 걸어가며 아삭아삭 씹었다. 단물이 입안으로 스며들어 맛이 있었다. 그렇게 후딱 먹어치웠다. ‘꺼억’ 하고 트름이 나왔다. 속이 시원했다. 주변을 돌아보니 아무도 안 보였다. 들키지 않았기에 쾌재를 불렀다. “역시 무는 맛있어.”하고 중얼거렸다. 어릴 적 무서리를 했던 추억이다.

 

요즘 시장에는 군침을 당기게 하는 싱싱한 무들이 많다. 무는 천연소화제로 겨울이 되면 식탁에 자주 오른다. 깍두기로, 소고기 무국으로, 무청된장지짐, 무생채, 무말랭이 등 각종 요리로 변신해 자칫 잃어버릴 수 있는 겨울철 입맛을 돋군다. 특히 무밥은 무의 단물로 달달한 맛을 내게 한다.

 

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우리는 무에 대해서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무는 시원하고 달큰한 맛이 좋은 채소다. 어디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 또한 무는 맛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에 활용해서 먹을 수 있다. 무는 여름무와 겨울무로 나뉘는데, 여름 무는 싱겁고 매운 맛이 강하다면 겨울 무는 단단하고 아삭하니 단맛이 좋다. 특히 겨울 무는 인삼보다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양학적으로 뛰어나다.

실제로 무가 가진 효능은 정말 다양하다. 천연소화제라 불릴 만큼 소화 효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껍질 부분에 많아 되도록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C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감기, 피로 해소, 면역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해독, 골다공증, 항암효과, 다이어트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특이 속이 쓰리거나 숙취에 시달릴 때 먹으면 좋다. 속이 불편할 때 무만큼 좋은 생약이 없다. 전분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무의 뿌리에 많은 디아스타제,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테아제,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 등이 있다. 이런 소화효소들이 있어 쾌변을 하도록 도와준다. 무즙을 섭취하면 놀랍도록 배변량을 증가시킨다. 대장의 연동운동을 도와주기 때문에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 혈당의 급상승을 막아주어 당뇨병 환자에게도 좋다.

‘본초강목’에 보면 ‘무는 소화를 촉진하고 설사를 다스리는데 도움을 준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무를 먹으면 대개 트림을 하게 되는데 그만큼 소화가 잘 되고 있다는 증거다. 감기에 걸린 환자는 무와 함께 배와 꿀을 먹으면 빨리 낫는다. 무는 어떤 음식과 같이 먹어도 좋지만 오이와 당근은 피해야 한다. 비타민C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무를 고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4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 번째는 하얀 부분과 초록 부분이 2:1 정도로 나뉘어 있는 것이 좋다. 특히 초록 부분이 짙을수록 단맛이 좋다. 두 번째는 뿌리에 잔털이 적고 무청이 싱싱한 것이 좋다. 세 번째는 흠집이 없고 표면이 매끈한 것이 좋다. 네 번째는 단단하고, 동일한 크기일 때 묵직한 것이 좋은 무다.

무 재배 시 밑거름으로 퇴비를 사용하는 것은 좋으나 잘 썩지 않은 퇴비를 주면 무 뿌리가 곧게 자라지 않고 가랑이뿌리가 생겨 오히려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재배기간 중 건습의 반복이 심하면 뿌리가 갈라지는 현상이 생기므로 관수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 가을 재배에서는 꽃대가 오르지 않으나 봄 재배에서는 초기 생육기간 중에 기온이 10℃ 이하로 2주 계속되면 화아((花芽)가 형성되어 꽃대가 오르게 되므로 온도관리에 유념하고 온도에 둔감한 계통을 재배해야 한다. 병해로는 서늘한 가을에 뿌리 내부와 잎맥이 흑색으로 변하는 검은빛썩음병이나 뿌리가 과습지에서 물러지는 무름병 등이 있는데, 돌려짓기나 스트렙토마이신·지네브 등을 이용해서 방제한다.

충해로는 진딧물·배추벌레가 생기는데 다이아지논·메타시스톡스를 뿌려 방제한다. 또 붕소가 부족하면 내부가 갈색으로 변하게 되므로 이런 병이 발생한 곳에서는 10a당 붕소를 1㎏ 정도 뿌려주면 된다. 재래종 무는 얼지 않게 흙 속에 움 저장하면 다음해 봄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무에 얽힌 전설 한 토막. 옛날 어느 시골에 농사꾼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김을 매고 거름 주고 알뜰살뜰 무를 가꾸었더니 가을이 되어 참 탐스러운 무가 쑥쑥 뽑혀 나왔다. 그런데 그 중에 한 놈은 어찌나 큰지 어린아이 몸뚱이만했다. 농사꾼은 이 무를 자기가 먹기 아까워서 고을 원님에게 가져가기로 했다. 고을 원님은 어질고 사리에 밝아서 백성들 세금도 감해 주고 송사도 바르게 보아 칭송이 자자했다.

농사꾼은 짚으로 섬을 곱게 엮어서 그 안에 무를 넣어 원님을 찾아갔다. “사또, 소인이 여러 해 동안 농사를 했습니다만 이렇게 큰 무는 처음 봅니다. 농사가 잘 된 것도 다 사또께서 어질게 고을을 다스려 주신 덕택이니 이것을 사또께 바치겠습니다.” 이에 사또가 입이 닳도록 칭찬을 하고 나서 호방을 부르더니, “이 귀한 선물을 받고 그냥 보낼 수는 없느니라. 요새 들어온 물건 중에 줄 만한 것이 있겠느냐” 하고 묻자 호방이 다른 것은 없고 송아지 한 마리가 있다고 하니 원님이 그럼 그걸 내주라고 했다. 농사꾼은 무 하나 바치고 송아지 한 마리를 얻었으니 횡재를 한 셈이다.

이른바 ‘송아지와 바꾼 무’라는 전설이다. 올 겨울에는 이런 무의 전설을 떠올리며, 무궁무진한 무의 영양덩어리를 생각하며 건강을 챙겨보면 어떨까.

김문 논설위원  organiclif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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