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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쌀 '영호진미' 밥맛 평가회에서 일본 고시히까리 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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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쌀 '영호진미' 밥맛 평가회에서 일본 고시히까리 제쳐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8.11.30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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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 본사에서 가진 밥맛 평가회.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우리쌀 '영호진미'와 '삼광' 일본쌀 '고시히까리' 3품종을 블라인드 시식을 통해 밥맛을 평가했다.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특별취재팀] 그동안 우수한 우리 쌀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온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최고품질 품종의 연구 성과를 검증하기 위해 본지는 지난 11월 12일 본사에서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으로 밥맛 평가회를 진행했다. 이번 평가회에서 평가 대상이 된 품종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최고품질 벼 품종 ‘영호진미’와 ‘삼광’, 그리고 우리가 그동안 맛있는 쌀이라고 먹어 왔던 일본의 ‘고시히까리’ 까지 총 세 품종이다.

공정한 평가 위해 동일한 조건에서 밥 지어

밥맛 평가회는 ‘영호진미’, ‘삼광’, ‘고시히까리’ 세 품종을 동일한 조건에서 밥을 지어 테스트에 참가한 패널에게 어떤 품종인지 알려주지 않은 채 평가 항목에 점수를 매기도록 해 진행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동일한 조건에서 밥을 지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모든 조건을 동일하게 맞춰 밥을 지었다. 각 품종 당 200g씩을 사용했으며, 3∼4회 정도 씻어 준 후 20℃의 물에서 30분간 불려 주었다. 조리로 건져 10분 동안 물을 빼고, 수분 함량측정기를 통해 각각의 수분량을 구해 200g당 동일한 수분량을 맞춰주었다. 30분간 동일한 제품의 일반 전기밥솥을 이용해 밥을 지어 10분 정도 뜸을 들인 후 테스트용 밥을 완성했다.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영호진미’가 밥맛 최고로 뽑혀

지난 11월 12일 블라인드 테스트를 위해 본지 에디터 3명, 외부 음식 전문가 2명 등 5명이 본사 회의실에서 밥맛 평가에 참여, 시식 평가회를 하고 있다.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여한 패널은 본지 기자 3명과 외식컨설턴트 김하늘 씨, 한정식 전문점 ‘국화정원’의 이은선 대표로 총 5명으로 구성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지어진 세 품종을 1, 2, 3번으로 나누어 몇 번이 어떤 품종인지 알려주지 않은 채 제공한 후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항목은 모양, 냄새, 찰기, 질감, 맛, 종합평가 등 총 6항목이었으며, 나쁨, 보통, 좋음에 체크하도록 했다. 점수 산정은 나쁨은 -1점, 보통은 0점, 좋음엔 1점씩 부여해 계산했다.

테스트 결과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영호진미’가 종합평가에서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삼광’은 ‘고시히까리’와 대등한 밥맛을 보였다. 패널들은 대부분 품종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영호진미’는 특히 밥의 질감과 맛이 우수하다고 평가하였다.
 

테스트 결과를 점수로 적고 있는 패널.

참가 패널들이 극찬한 우리 쌀의 우수성

오랜 시간 한정식 전문점을 운영하며 수없이 많은 밥맛을 보아왔던 이은선 대표는 유독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테스트용 밥을 여러 번 리필해가며 맛을 본 이 대표는 “영호진미가 냄새와 질감, 맛 부분에서 특히 우수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밥은 한식의 가장 기본이 되는 만큼 이렇게 우수한 품질의 품종이 우리의 기술력으로 개발되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라고 말했다. 외식 컨설턴트 김하늘 씨 역시 ‘영호진미’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영호진미는 밥을 지은 후에도 쌀알의 모양이 그대로 남아있어 모양이 좋았고, 씹었을 때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기억에 남는다” 라고 평가했다. 평소 밥 보다는 빵과 같은 간단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편이었던 퀸의 송혜란 기자도 영호진미를 맛보고 앞으로는 한식을 더욱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바쁜 생활 패턴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밥을 찾는 일이 드문 편이다. 그런데 영호진미를 먹는 순간 반찬과 함께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선호도가 높은 품종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농촌진흥청’, 최고 품질의 우리 쌀을 개발하라!
이젠 밥맛 좋은 쌀 고를 때 품종부터 확인하세요

사진=서울신문

우리 식생활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 벼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서 지난해 76만 ha의 재배면적에서 397만 톤의 벼를 생산하여 지금까지 최소 면적과 생산량을 기록했다.

밥쌀용 쌀 소비량은 50년 전에 비해 50% 이상 감소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61.8㎏의 쌀이 소비됐다. 이 같은 소비 감소에 따른 쌀 재고량 증가로 관리비용도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쌀 재고량은 188만 칠 천 톤으로 재고 관리 비용으로도 엄청난 돈이 쓰였다. 우리나라 적정 쌀 재고량은 80만 톤이다.

이 같은 쌀 소비 추세는 벼 종자 개발에도 영향을 미쳐 그동안의 양 중심에서 질 중심으로 전환을 통해 2003년부터는 ‘최고품질’ 벼 개발에 나서게 됐다.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정의하는 고품질 쌀은 밥이 맛있고 좋은 외관과 품질을 지니고 있으며 안전한 쌀이다.

농촌진흥청은 이에 더해 외관 품질, 밥맛, 도정특성, 병해충 저항성 등에 있어 기술적으로 상당히 높은 기준을 정해 지금까지 18종의 최고품질 벼 품종을 개발했다. 올해 최고품질 벼 품종의 재배면적은 총 재배면적의 25.2%로 ‘삼광’, ‘영호진미’, ‘운광’, ‘하이아미’, ‘미품’, ‘대보’, ‘해품’, ‘해담쌀’, ‘수광’, ‘현품’, ‘호품’, ‘칠보’, ‘진수미’, ‘진광’ 등 14개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최근에 개발된 4개의 품종은 농가 보급을 위해 종자를 늘리고 있는 중이다. 최고품질 쌀 중 ‘삼광’ (만세보령쌀, 서래야쌀, 아산맑은쌀 ), ‘영호진미’ (안동 양반쌀)는 우수 브랜드 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에 본지가 진행한 밥맛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호진미’는 2009년에 개발되어 최근에 재배가 급격히 늘고 있는 품종으로 영호남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특히 쌀 외관 품질과 밥맛이 뛰어나고 쓰러짐과 주요 병에 강해 농약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참가 품종인 ‘삼광’은 우리나라 에서 두 번째로 많이 심기는 품종으로 경기도와 충청도 등 중부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2003년에 개발된 최초의 최고품질 벼 품종인 ‘삼광’은 쌀 외관 품질과 밥맛이 우수하고 벼의 3대 질병에 모두 강하다.

일본 품종인 ‘고시히카리’는 경기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재배면적은 전체의 1.8% 정도이다. 밥맛은 좋지만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적고 재해와 병해충에도 약해 재배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품질 벼 품종 개발·보급으로 외국 쌀과의 품질경쟁력은 높아졌으나 생산현장은 여전히 다수확 위주 품종 및 재배기술을 선호하고 있다. 고급화된 쌀에 대한 잠재 수요는 존재하나 소비자는 여전히 품질과 품종명보다는 쌀 브랜드명에 의존하는 경향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쌀 품질고급화를 위해서는 품질에 따른 가격차별화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품질과 품종을 바탕으로 최고품질의 쌀을 찾는 까다로운 소비자가 늘어나야 한다. 그러면 생산현장도 자연스레 수확량을 높이기 보다는 품질을 높이는 쪽으로 지역에 맞는 최고품질 벼 품종의 선택과 재배가 이루어지는 선순환이 정착되리라 여겨진다.

사진 양우영 기자│취재협조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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