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내가 생각하는 꽃차의 매력은 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리지널 컬러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말린 꽃을 차주전자에 담는 첫 단계부터, 유리 차주전자에서 고운색이 살며시 우러나는 것을 보는 중간 단계, 우려낸 꽃잎들을 차망에 담아 받침대에 놓는 마지막 단계까지, 매 순간순간 오묘한 컬러가 주는 신비함과 향에 눈과 코를 떼지 못하는 데 있다. 장미차는 항우울증을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지 않은가? 그러고 보면 차를 마시기 전의 황홀한 기분이 가장 최고치에 달하게 하는 것이 꽃차이다.
내 손으로 직접 씨를 뿌리고, 정성을 다해 기르고 말린 꽃들이라, 근본을 모르는 것을 구입했을 때와는 또 다른 감정이입일 수도 있겠다. 우리는 꽃차에 대해 쌍기역(ㄲ)조차도 모를 때도.
수십 개의 식용꽃 리스트들을 스크랩하는 등 자료 모으기에 연연해 한다. 그러나 그때뿐이지 막상 꽃차에 입문하면, 그런 자료는 무용지물이 되고 나만의 빡센 식용꽃 공부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가진 환경에 맞는 식용꽃을 하나하나 현실적으로 알아가며 길러서 먹도록 나를 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내손으로 만든 꽃차 재료로는 뒷마당 공터에 핀 민들레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장미를 비롯한 수많은 기본 식용꽃을 비롯해, 라스베리 잎과 꽃, 차이브꽃 심지어 작은 열무꽃까지 범위와 색감과 향의 조화로움을 넓힌 상태이다.
대부분의 식용꽃차 영양 정보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s)와 베타카로틴(Beta-carotene), 비타민 C의 풍부한 원천, 항산화 물질(Antioxidant compounds), 피부건강, 염증감소, 암예방에 도움이 되는 힐링의 속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차를 건조하는 방법
초보로서 꽃차를 건조할 때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으나, 지금은 나만의 초간단 방법으로 실패 없이 잘 만들고 있다. 이것은 시간만 있으면 되는 일이다.
첫번째는 따온 꽃잎들의 불순물과 작은 벌레들을 제거하여 매우 깨끗한 상태에서 바구니에 담아, 보자기를 덮어 반 그늘에서 선풍기 바람에 말리는 방법.
두번째는 오븐용 유리 시트에 깨끗한 꽃잎들을 담아 오븐의 가장 낮은 온도에서 저온 건조를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때는 반드시 오븐의 문을 약간 열어두어야 건조하는 동안 꽃잎에 습기가 차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상이 너무 바쁘고 꽃잎 수확량이 늘어난 최근에는 신선한 꽃잎을 그대로 냉동하여 보관해두고, 꽃차는 물론 각종 요리와 얼굴 팩 등에도 활용 중이다.
글 사진 황유진(오가닉식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