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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기농, 무농약 어떻게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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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기농, 무농약 어떻게 다르지?
  • 김문 논설위원
  • 승인 2018.09.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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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김문 논설위원] 우리가 살아가면서 늘 주변에서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어보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한다. 특히 식탁에서 마주하는 온갖 먹을 것들이 그러하다.

하나 예를 들어보자. 대표적인 국민 생선으로 꼽히는 ‘고등어’는 왜 고등어가 됐을까. 성인병을 예방하는 등 푸른 생선 고등어는 옛날부터 ‘가을 배와 고등어는 맛이 좋아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 라는 말이 생겨났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발간한 ‘수변정담’에 보면 ‘고등어’는 ‘등이 둥글게 부풀어 오른 고기’ 라는 뜻에서 왔다고 한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칼 모양을 닮아 ‘고도어’라 했다. 제주도에서는 지금도 ‘고도리’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고등어를 ‘사바’라고 하는데 등 푸른 생선이라고 해서 ‘마사바’로 부른다. 그런데 이 ‘사바’를 반복하면 ‘사바사바’가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부를 하는 행위가 바로 고등어에서 나온 말이다. 고등어 두 마리를 갖고 관청에 부탁하러 가는데 이를 본 어떤 사람이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사바사바’로 대답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고등어를 90세 장수를 뜻하는 ‘태배’ ‘태어’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먹거리에는 다들 저마다의 뜻과 사연이 있다. 식사 때 식구들과 이런 얘기를 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여기에서 고등어가 양식이라고 할 때 유기 수산물일까 아니면 무항생제 수산물일까. 식용을 목적으로 생산하는 양식 수산물에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위해 품질인증을 한다. ‘유기식품’ ‘유가공식품’ ‘무항생제’ ‘활성처리제 비사용’이라는 표기를 통해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수산물 식품사고 발생 시 원인규명과 신속한 조치,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서다.

농산물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동네 슈퍼나 마트에 가서 식재료를 살 때 ‘유기농’이란 표기를 보고 ‘유기농이라 몸에 좋은 것이겠구나.’ 하며 시장바구니에 집어넣는다. 그만큼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농산물을 말할 때 대표적으로 ‘유기 농산물’과 ‘무농약 농산물’이 있다.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농약 농산물’로 표기된 것도 있었지만 지금은 유기 농산물과 무농약 농산물 두 가지로만 인증을 하고 있다.

우선 유기 농산물에 대해 간단히 말하면 농약과 화학적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천연비료로 생산된 농산물을 말한다. 무농약 농산물은 농약은 전혀 쓰지 않고 화학 비료는 권장량의 1/3 이내로 조금만 사용해서 키운 것이다. 소나 돼지, 닭 등의 축산물도 친환경 인증을 하고 있는데, ‘유기 축산물’과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두 가지가 있다. 유기 축산물은 항생제나 항균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인증 기준에 맞게 재배하고 생산된 유기 사료를 먹여서 기른 축산물이다. 무항생제 축산물은 항생제나 항균제를 사용하지 않고 무항생제 사료를 먹여서 기른 축산물이다.

이처럼 유기농사는 논이나 밭에서 작물을 기르는 일뿐만 아니라 가축을 사육하는데도 적용된다. 따라서 유기농은 무기질인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체 음식물, 그러니까 쓰레기나 동물의 배설물 등으로 만든 유기체 비료를 사용하여 기른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등을 말한다. 그러기에 유기농이란 종자부터 농부가 직접 채종해 사용하며 농사를 지을 때는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농부-땅-식물이라는 삼각구도에서 서로 유기적인 순환을 통해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순환농사의 개념인 것이다.

그렇다고 유기농 제품만 무조건 더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화학 약품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물리적, 생물학적 위험이 절대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세균과 전염병에 취약할 수도 있다. 또한 어느 정도 농약을 쓰는 작물도 철저한 검사를 받고 나서 유통되기 때문에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된 작물은 일반적으로 농약과 비료를 사용한 것보다 더 비싼 편이지만 영양 성분까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다만 유기농이라는 단어 자체가 깨끗함과 건강함을 연상시키기에 많이 소비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최근 들어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친환경 업계에 따르면 관련 시장규모가 2014년에는 4조 8622억원, 2015년에는 5조 3111억원 이상 성장했으며 도시 기준으로 6가구 중 1가구는 친환경 전문 매장을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농산물의 평균가격은 일반 농산물 가격의 약 1.7배, 일반적인 식품의 경우 2배까지 차이가 난다.

한때 모든 것을 생산력에만 집착하던 시대가 있었다. 개인의 건강이나 환경의 중요성보다는 대량 증산만을 우선시 하면서 유기농이라면 배부른 소리로 치부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농산물 생산에 많은 관심을 두고 유기농법에 전념하는 농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식탁 또한 건강해지고 있다. 유기농과 무농약 식품에 대해 제대로 알고서 먹는다는 것은 이를 더욱 지혜롭게 할 것이다. 아울러 농산물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있지만 정작 내가 해준 것은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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