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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삼명장 박상현 농업 마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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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삼명장 박상현 농업 마이스터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8.09.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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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인삼은 7년을 내다보고 농사를 지어야 하는 까다로운 특용작물이다. 인삼 분야 농업 마이스터인 박상현 홍천 삼명장 대표로부터 인삼 농사를 잘 짓는 노하우에 대해 물었다.
취재 백준상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찌는 듯한 무더위와 강렬한 햇살에도 인삼은 커가고 있다. 차양막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삼 이파리들은 갈색으로 타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박상현 농업마이스터의 표정에선 여유가 묻어났다. “인삼의 뿌리가 워낙 튼튼해서 이 정도 난관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홍천에서 인제 구간 44번 국도변의 두촌면에는 인삼 분야 농업 마이스터(농림축산식품부 지정)인 박상현 명장이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 삼명장(蔘名匠)이 자리하고 있다. 전체 8만㎡를 넘어서는 13개의 인삼밭에는 1~6년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박상현 명장이 키우는 인삼은 약성이 높고 모양이 좋아 평가가 높다. 그는 매년 수확한 인삼의 판로에 대해 걱정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계약재배를 통해 한국인삼공사에 수확물의 90%를 판매하고 나머지 10%로는 직접 인삼가공제품을 만든다. 그는 틈틈이 농민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삼 재배에 대한 강의도 하며 인삼 재배 기술을 전수한다.

홍삼은 방사능 피폭과 에이즈 발병 억제에도 좋아
“인삼 마이스터가 전국에 10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삼 마이스터가 없는 도(道)도 있지요. 농식품부에서 농업기술 전수가 안 된다 하여 농업 마이스터 제도를 만들고 강의 1급 자격증까지 주었는데 부담감을 느낍니다.”

박상현 마이스터(1기)는 가끔은 강의냐, 일이냐를 고민할 때가 있다고 했다. 오랜 인삼 농사 경력에 4년 동안 대학 공부를 하여 어렵게 자격을 따냈지만 인삼 재배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일이 밀려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7년째 농사를 짓는 박 명장은 인삼 재배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인삼의 효능에 대한 믿음이 크기에 인삼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홍삼원액이 방사능 피폭에 강하고 에이즈 발병도 억제한다”고 말했다.

고려인삼학회에 따르면, 일본 인도 한국 등에서 실시한 동물실험 결과 홍삼이 방사능 피폭에 대한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조혈 및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회복시킨다. 홍삼 추출물은 방사선 조사 시 저하되는 학습기억 및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신경줄기세포의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조영걸 교수팀은 1987년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을 공식 진단 받은 환자가 최근까지 홍삼을 복용하는 치료법을 유지해, 약 29년 동안 에이즈 발병이 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2016년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홍삼 성분이 HIV의 유전적 결함을 유도해 질병의 진행 속도를 현저히 늦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인삼이 소비자의 손에 닿기까지는 무려 7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 박 명장은 인삼을 재배하기 위해 미리 예정지를 구해 2년간 계속 밭을 갈아엎어 햇볕으로 소독하는 한편 미생물을 계속 넣어주고 친환경 농약을 살포한다. 그 2년간 호밀을 심어 무엇이 부족한지 검사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만약 땅에서 농약이 검출되지 않으면 3년째에 다른 밭에서 1년 키운 묘종을 옮겨 심어 5년 동안 키워서 6년근을 만든다.

그 7년 동안의 땅 임차료 1만4000원 등을 포함해 평당(3.3㎡) 4만원을 투입한다. 값비싼 친환경농약을 써야 하고 제초작업 인건비가 하루 7만5000원 선으로 7년간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 예전과 비교하여 인삼 재배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이 올랐지만 인삼 가격은 10년 전과 비교해 그대로라고 했다.

인삼 재배에 친환경이 없다고 하지만 인삼공사는 농약검사를 무려 7번이나 한다. 조금이라도 농약이 검출되면 6년 된 삼을 매입하지 않는다. 인삼은 연작을 할 수 없으므로 7년마다 밭을 바꾸며 동일한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고 박 명장은 설명했다.

홍삼가공제품으로 베트남 시장에도 진출
“자연 그대로 만들어 자연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삼 농사를 잘 짓는 비결은 우선 마음을 비우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괜한 욕심은 화를 부릅니다. 물이 필요하면 물을 주는 등 자연이 필요로 하는 것을 그대로 해주면 됩니다.”

명장은 직접 제조하는 홍삼원액에 물을 섞지 않는다고 했다. 섞지 않고 빼지 않고 자연 그대로 하는 것이 그의 생산 철학이다. 홍삼농축액의 고형분이 1.8 이상이면 정부에서 허가를 내주지만 그의 제품의 고형분은 무려 4~5.5에 달한다. 화학약품인 소포제도 넣지 않는다. 그런 노력을 인정받은 것인지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의 역도와 태권도 선수들에게 홍삼원액을 납품하기도 했다.

인삼을 가공하여 ‘홍삼원액’ ‘홍삼농축액’ ‘홍삼절편’ ‘홍삼다시마’ ‘홍삼청’ 등의 제품을 가공생산한 지는 4년에 지나지 않지만 지금도 새로운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소화흡수율이 크게 떨어지는, 인삼의 꽃과 잎 추출물로 만든 ‘진생베리 비누’ ‘홍삼비누’이다. 인삼의 효능성분이 피부에는 잘 흡수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그가 만든 인삼가공품은 곧 베트남에 진출한다. 한국 인삼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베트남에서 한국 홍삼의 위력을 제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계면활성제 없이도 부드럽고 거품이 많은 인삼의 꽃과 열매 추출물로 폼클렌저나 주방세제를 만드는 데에도 접목하겠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홍삼을 우수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삼은 상약이라 매일 먹어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수삼은 뇌두에 크리스탈 성분이 있어 자주 먹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특히 담석이 있는 사람이 그렇습니다. 수삼의 뇌두는 쥐도 안 먹는다고 할 정도지요. 하지만 홍삼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탈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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