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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과 대화하는 유기농 명장, 김승환 농업 마이스터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8.08.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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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라이프신문 백종국기자] 남들은 한 번 농사짓는 땅에서 이모작, 삼모작으로 달고 맛있는 채소를 생산하는 신출귀몰의 농사법을 구현하는 농부가 있다. 한 번도 농사에 실패한 적이 없다는 유기농 장인인 오병이어농장 김승환 농업 마이스터를 찾아 그 비결을 물었다.
취재 백종국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쌈채와 함께 하는 점심·저녁밥상이 입맛을 한껏 돋우는 한여름이다. 피크 시즌을 맞아 쌈채 재배농가에서는 출하가 한창이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동쪽 끝자락인 창촌에 위치한 쌈채 재배농장인 오병이어농장을 찾았다.

오병이어농장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정한 대한민국 스타팜(Star Farm)으로, 친환경 채소 분야 농업 마이스터인 김승환 명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하우스와 노지 등 33,000㎡의 농지에서 연간 100톤의 쌈채를 생산하여 연 조수익이 3억 원에 달하는 대형 농장이다.

재배하는 쌈채와 채소는 적상추 쌈배추 양배추 시금치 쑥갓 적근대 청경채 무 알타리무 적겨자 양상추 로메인 치콘 적치커리 케일 비타민 미니코스 청겨자 아로니아 청양고추 녹광고추 등 20여 종이다.

오병이어농장이 생산한 쌈채는 선명한 녹색이며, 이파리에서 윤이 나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이 났다. 달고 맛있어 다른 쌈채는 싱겁게 느껴질 정도이다. 유통업체와 한 번 거래가 트이면 끝까지 가는 이유이다. 그의 거래처에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대형마트들도 포함되어 있다.

농작물 생산량도 놀랍다. 일반 농가가 1,000㎡에 3톤의 쌈채를 수확하는 것에 비해 오병이어농장은 같은 농지에서 무려 5톤의 쌈채를 수확한다. 그 비결이 무척 궁금했다.


철저한 토양관리로 건강하고 맛있는 채소 생산
“첫째도, 둘째도 토양 관리입니다. 대부분의 농가들이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여 토양이 산성화되면 주로 객토를 주로 하는데, 저는 자연친화적인 친환경농법으로 토착미생물이 풍부하게 살아있는, 농작물 성장에 좋은 토양환경을 만들었지요. ”

김승환 명장은 산에 흔하고 활엽수 가랑잎을 분해하는 토착미생물을 농작물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꼽았다. 그는 산에서 토착미생물이 풍부한 부엽토를 채집해 톱밥, 왕겨, 고두밥, 천매암, 천일염 등을 섞어 발효시켜 유기농 액체 비료를 직접 만들어 지력을 높였다.

천매암 역시 미네랄과 토착미생물이 다량 함유된 퇴적암이며, 현미와 잡곡으로 지은 고두밥은 토착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토착미생물을 배양하는데 도움을 준다. 김 명장은 또한 농업용 클로렐라를 직접 배양해 농작물에 토양관주 하거나 엽면시비 하여 농작물의 세포조직을 강하게 하고 잎을 탄탄하게 성장시켰다.

그는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단시간에 이루어진 재배는 영양 과다나 불균형으로 작물에 병충해나 재해를 불러온다고 경계했다. 특히 질소비료로 키운 농작물은 노약자에게 좋지 않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유기질 비료의 질소 함량은 화학비료의 20% 이하이다. 땅이 비옥해지면서 감자+배추 등을 함께 심는 이모작, 삼모작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

김 명장은 연작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호밀을 심어 그 퇴비를 이용했다. 호밀에는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농작물이 깊게 뿌리내리게 했다. 그는 “작물은 환경이 나빠지면 망가진다. 먼저 뿌리가 약하면 녹는다”면서 뿌리의 튼실함을 강조했다. 뿌리를 튼실하게 키우는 데는 유기농 비료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키만큼 뿌리를 내린 농작물은 비가 많이 와도 쓸려가지 않고 맛이 좋다. 그는 질소보다 미네랄을 먹고 자란 쌈채의 맛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노지에 있는 그의 고추농장에 가보았다. 바닥에 검은 부직포를 깔아 차광 및 제초 효과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진딧물은 물론 탄저균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해발 600m 고지에 있는 고랭지 밭은 가물 때에도 수분 유지에 유리하며 밤낮의 온도차가 커서 농작물의 당도도 높다. 노지 재배 농작물의 맛을 하우스 재배 농작물이 따라 잡기는 힘들다고 그는 말했다.


작물과의 부단한 대화와 유기농이 성공의 비결
홍천이 고향으로 태권도 운동을 하던 김승환 명장은 지난 1982년 처음 농사를 시작하여 이듬해 재배한 풋고추로 최고 시세를 받을 정도로 농사에 재능을 보였다. 2000년 친환경(무농약) 농업을 시작하고 2007년에는 유기농으로 전환, 매년 토양 적성검사, 토양 중금속검사, 토양 잔류농약 검사, 수질검사 등을 받아 유기인증을 갱신하며 채소를 생산해오고 있다.

그는 친환경농업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농사에 실패한 적이 없다면서 그 이유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과 부단한 노력· 배움을 꼽았다. 1992년 새농민상 수상을 시작으로 농림부장관상, 농촌진흥청장상 등 농사와 관련한 거의 모든 상을 받았다.

“유기농은 우선 토양을 친구처럼 신뢰해야 합니다. 토양의 체질에 맞는 농작물은 실패하지 않습니다. 토양이 기본이고 작물과 대화를 해야 합니다. 잘 안 자라면 위로하고 영양이 필요한지 물어보며 혹시 감기 몸살에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돌보면 좋은 농산물이 나오지 않을 수 없지요.”

김 명장은 또한 ‘농사는 경영’이라고 했다. 작물의 성질과 재배방법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는 한편 작물에 ‘인내와 관심’을 가지고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농작물이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다. 그는 작물들이 “장군님 오셨다”며 웃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그것이 그가 워커를 신는 이유란다.

김승환 명장은 유기농협회 강원도지부장과 농업마이스터로서 여러 군데서 강의하고 체험농장·교육농장도 열어 쌈채 심기, 쌈채 수확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친환경, 즉 자연과 건강을 홍보하고 싶다고 했다. 유기농은 자신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준다는 이유에서다. 농장 이름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여 명의 군중을 먹인 예수의 기적과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겠다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했다.

백종국 기자  magazineplus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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