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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공포② - 이제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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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공포② - 이제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이다
  • 김문 편집위원
  • 승인 2018.07.17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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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이다.

인류의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30억년 전에 인간은 세포였고 4억년 전에는 물고기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바다가 고향이란다’라고 할 수 있겠다.

고향은 늘 애틋하고 그리운 곳이다. 그런데 요즘 들려오는 그 고향소식이 씁쓸하기만 하다. 2015년 코스타리카 연안에서 구조된 거북이가 눈물을 흘리며 가쁜 숨을 내쉬는 안타까운 모습이 공개됐다. 한 쪽 코에는 흰색의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있다. 불쌍하고 충격적이다.

얼마 전 태국에서는 바다거북이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삼키고 죽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달 4일 태국 동부 짠타부리 주의 해변에 떠밀려온 녹색 거북이의 뱃속에는 플라스틱과 고무밴드, 풍선 조각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이처럼 우려했던 대로 바다생물들이 플라스틱을 먹고 죽음의 문턱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바다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 빨대를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종이 빨대를 사용하기로 한 영국 맥도날드에 이어 스타벅스도 빨대와의 전쟁에 나서는 것이다. 미국인이 하루에 쓰는 플라스틱 빨대는 약 5억 개, 이미 시애틀과 말리부, 포트마이어스 시에선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워낙 일반화된 상황에서 대체재를 만들고 사용하는 일이 당장 먹혀들어갈지 의문이다.

플라스틱의 공포를 막기 위해서는 단단히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를 추진 중이며, 인도는 2022년 안에 플라스틱 사용을 근절하겠다고 발표했다. 케냐에서는 비닐봉지를 사용하면 우리나라 화폐로 4000만원 이상의 벌금이나 최대 4년이란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말 그대로 플라스틱과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나날이 증가해 약 1300만t이 매년 바다에 버려진다. 세계 연간 참치 어획량이 480만t인 것을 감안하면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내고 그 자리에 플라스틱 쓰레기로 채우고 있는 셈이다. 적어도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기준으로 볼 때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98.2kg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 예를 보자. ‘재활용 정거장’을 나름대로 정착시켰다는 서울 독산4동 마을의 경우 분리수거를 잘 해 재활용선별장에 보냈지만 정작 재활용되는 것은 50% 남짓이란다. 그러자  ‘쓰레기 줄이기’가 아닌 ‘쓰레기 없는 삶’이 생겨났다. 온·오프라인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안 만드는 실천과정을 공유하는 모임,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정보를 담는 잡지, 플라스틱 포장지 없는 가게 등이다. 비록 작은 실천이지만 눈여겨볼 만한 일이라는 평가다.

매년 수많은 양의 비닐봉지가 만들어지고 실제 사용은 단 10여분에 불과하다. 플라스틱 줄이기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우리는 쉽게 쓰고 그저 버린다. 아주 짧은 시간에 우리의 손을 거쳐간 플라스틱은 생태계를 떠돌다가 바다동물의 먹이가 되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쯤 되면 이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이 뚜렷해진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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