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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 지류에 대규모 양돈장이 웬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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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 지류에 대규모 양돈장이 웬 말이냐
  • 백종국기자
  • 승인 2018.06.28 0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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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백종국기자]  한강의 본류인 동강은 생태의 보고로서 우리가 꼭 지켜야 할 하천이다. 한때 동강에 댐을 만들겠다던 시도를 국민 모두의 합심으로 막아냈던 곳으로 우리에겐 더욱 가슴에 와 닿는 강이다.

무엇보다 댐과 보로 가로막혀 답답한 흐름을 보여주는 다른 강들과 달리 동강은 수려한 경관 속에 군데군데 여울을 노출하며 유려한 흐름을 보여준다. 물을 좋아해 강을 좋아하는 기자는 대도시에서의 스트레스를 종종 강변을 드라이브하며 푼다.

신록이 한창인 올 봄에는 동강 변을 드라이브 하며 자연이 주는 경외를 한껏 만끽할 수 있었다. 이미 20여 년 전 1박2일 일정으로 카누를 타고 동강을 탐사했던 기자로서는 동강의 아름다움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맑은 물이 큰 변화 없이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그런 동강에 최근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동강으로 흘러드는 주요 지천인 지장천(동남천) 변 도로가 직선화되고 마을에 큰 다리가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그 정점은 지장천 하류에 대규모 양돈장이 기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장천은 태백 쪽인 동으로부터 정선 남면인 서로 흘러 동강의 상류인 가수리 부근에서 합류하는 하천이다. 정선 특유의 기암절벽 사이로 흐르는 강으로 풍광이 대단한 곳이다. 산수화의 풍경 속에 시원한 여울이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을 불러모으며, 맑은 물에 서식하는 송어와 산천어가 많은 플라이낚시인들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지장천은 정선 카지노로부터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엄밀히 말해 그리 맑은 하천은 아니다. 지장천은 긴 흐름의 자체 정화를 통해 동강 합류를 앞두고 비로소 맑은 물색을 보여준다.  이런 지장천에 4000두의 돼지를 키우는 기업형 양돈장이 들어서는 것은 지장천의 맑은 흐름을 되돌리는 일이다. 불과 10㎞ 앞에 동강 본류를 앞두고 있어 한강의 젖줄인 동강의 수질을 한 단계 낮추게 될 것은 불 보듯 훤하다.

양돈장이 들어서게 되는 정선 남면 광덕 1리를 비롯해 지장천 인근 마을 주민들은 대규모 양돈장의 냄새가 청정지역인 마을의 이미지를 깨는 것은 물론이요 폐수가 한강 수계에 흘러들어 물을 흐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이면 대책 없이 흘러들 축산폐수에 대한 걱정이 대단하다.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삼겹살을 위한 양돈장의 존재는 소중하다. 폐수 정화시설이 개선되어 예전과 같은 대규모 수질오염은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수질오염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송어양식장이 여러 군데 들어선 상황에서 양돈장의 신설은 이 지역의 오염을 가중시키고 가까운 동강마저 오염시킬 것이다.

양돈장은 그 대단한 냄새와 축산폐수로 인해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시설이다. 그 유용함은 말할 필요 없지만 사람들로부터 편파적인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실상은 돼지고기를 무지 좋아하는 사람조차도 양돈장 앞에서 1분을 버티기란 쉽지 않다. 그 냄새조차 참아내는 게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양돈장을 한적한 동강 변에 들어서게 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동강과 인접한 곳에서는 더더욱 아니다. 양돈장 기획과 관련한 업체, 공무원, 정치인들은 동강이 우리에게 지닌 의미에 대해 더욱 숙고할 필요가 있다.

사진 트루타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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