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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용 소장의 오가닉 푸드 예찬 "한국 발효식, 전통주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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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용 소장의 오가닉 푸드 예찬 "한국 발효식, 전통주가 답이다"
  • 송혜란
  • 승인 2018.05.28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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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효식문화연구원 최덕용 소장.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한국발효식문화연구원. 한국전통주문화연구소와 함께 자리한 이곳에서는 우리 전통 한식인 발효 음식을 현대화, 세계화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 중심에서 만난 최덕용 소장. 그는 한때 유럽을 종횡무진했던 서양 요리사. 그런 그가 어쩌다 오리엔탈 오가닉 푸드의 세계에 발을 디딘 것일까? 구수한 향이 솔솔 풍기는 최 소장의 오가닉 스토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요리사 경력 33년 차인 최덕용 소장이 유럽에서 활동한 기간은 17년 정도다. 주로 이태리와 스페인 요리를 도맡았다. 그러나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진급에서 차별을 받았다는 최 소장. 그에겐 서양인 요리사와 견줘도 손색없을 만한 맛의 기술이 절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쟁력 있는 요리로 오리엔탈 오가닉 푸드가 그의 뇌리를 스쳤다. 그때부터 중식과 한식, 일식 등 동양 요리의 이점들을 접목해 융합한 그는 서양인들이 보아도 건강한 음식이라고 인식될 법한 요리법들을 부단히 개발해 왔다. 현재 김치와 간장, 고추장, 장아찌, 젓갈, 막걸리, 아락주 등을 활용한 발효식과 전통주가 바로 그 결과다. 이를 맛본 서양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식재료가 아닌 된장, 고추장 소스로 다채로운 맛을 구가할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레시피에 어떠한 규칙과 룰이 있는 서양 소스와 달리 한국 것은 감성적, 창조적, 손맛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지요. 같은 소스를 써도 요리사마다 각기 다른 맛을 만들어 내니까요. 아주 경이롭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더욱이 기본 식재료로 국, 탕, 볶음, 전이라든지 무침, 나물, 불고기, 갈비, 잡채 등 다양한 요리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그들은 한국의 음식 문화를 굉장히 독특하게 여겼다고 한다.

“김치라는 재료 하나만 맛본 외국의 요리사들 반응도 매우 좋았는걸요.”

특히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중 하나가 막걸리였다. 서양에는 불투명한 술 자체가 없다. 평생 맑은 술만 보던 그들이 막걸리같이 걸쭉하고 불투명한 술을 접했으니 호기심이 절로 생길 터. 막걸리의 생김새뿐 아니라 다양한 산미, 감미, 향에 매료된 서양인들은 우리 전통주를 꽤 신선하게 바라본다고 그는 설명했다.
 

전통 한식의 현대화와 세계화

1995년 한국에 완전히 정착한 그는 한국전통발효식품생산자협회 초대 회장, 대한민국한식협회 부회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우리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가부 역할을 하고 있다. 중동이나 아랍 쪽 터키, 동유럽권 요리사들도 1년에 한 번씩 한국을 찾아 그에게 한국 요리를 배우고 있다. 올해 10월 중순에는 ‘한식의 날’이라는 크나큰 행사도 준비 중이란다.

2010년에 설립된 한국발효식문화연구원과 한국전통주문화연구소는 한식의 현대화, 세계화를 위한 그의 노력을 뒤받쳐 주는 상당한 버팀목이다. 특히 한국전통주문화연구소는 전통주 만드는 법을 교육하는 아카데미이기도 하다. 양조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한국 전통주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업무는 한식의 근간이 되는 기술인 발효식을 어떻게 하면 현대인의 기호에 맞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연구하는 데 있다.

“벌써 간장과 누룩, 다시마, 표고버섯, 안성 한우 등 좋은 식재료를 농축시켜 40일 동안 발효한 ‘월성장’이 좋은 호응을 얻고 있어요. 염도도 그리 높지 않고 효모들이 활성화되어 있어 나물 무침이나 조림, 국, 찌개에 넣어 먹으면 그야말로 맛이 일품이지요.”

오리엔탈 오가닉 푸드를 취급하는 레스토랑에 이 장을 어떻게 활용할지 교육하는 것도 소장으로서 자신이 할 임무라고 그는 덧붙였다.
 

발효식이 가지는 건강학적 의미

한국의 발효 음식은 맛뿐 아니라 기름진 소스가 중심인 서양식에 비해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우리 식문화에서 발효식과 전통주는 건강학적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는 최 소장.

더욱이 전통 발효 식초는 과다한 고기 섭취로 산성화된 몸을 알칼리성으로 변환, 체질 개선으로 비만을 비롯해 당뇨,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치료에도 좋다고 그는 예찬했다. 흔히 발효 음식이라고 하면 지독한 향을 떠올리기 쉽지만 오히려 곰팡이, 미생균에 의해 향 또한 구수한 게 맛, 건강, 풍미 측면에서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그가 현대 식문화에 대해 가지는 아쉬운 시선도 많은데….

“아무래도 현대인이 많이 먹는 패스트푸드는 편리성과 접근성이 좋은 반면 화학 첨가물이 과하고, 맛이 다양하기보다 일률적이라 많이 안타까워요. 시중에 나온 막걸리만 해도 아스파탐이라는 화학 첨가물이 들어가 맛을 떨어뜨리지요. 자연적인 맛의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수재 음식으로 건강을 챙겨보세요.”

더 나아가 앞으로 식품산업 역시 친환경적인 로컬푸드나 오리엔탈 오가닉 푸드로 전환하지 않으면 결코 성장할 수 없다고 그는 내다봤다. 이에 그는 경기도 용인에 또 다른 공간을 하나 더 만들어 유기농 텃밭을 직접 운영하며 오리엔탈 오가닉 푸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테스트 키친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최덕용 소장의 미니 특강- 우리 전통주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시간

한국의 전통주 하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막걸리다. 이걸 침전시키면 막걸리가 청주로 분리된다. 밑에 가라앉은 탁하고 걸쭉한 술은 막걸리, 위에 맑게 뜬 게 청주다. 옛날 양반집에서는 접대용으로 청주를 많이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맑은 술을 한 번 더 거른 게 우리 전통 소주이다. 제일 큰 예가 안동소주다. 북한 개성에도 아락주라고 불리는 전통 소주가 있다. 아락이라는 말이 소주의 고전 원형어다. 안타깝게도 한국전쟁 때 멸실된 아락주를 김일성 궁에서 일했던 한 일본 요리사가 일본과 한국에 전파한 바 있다. 도수만 65도에 이른다. 순수한 전통 누룩과 찹쌀, 수수, 보리, 조가 들어간 아락주는 향과 맛이 아주 훌륭하다.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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