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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농업의 치유 가치... 목련꽃 그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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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농업의 치유 가치... 목련꽃 그늘 아래서
  • 오영기 도시농업관리사
  • 승인 2018.03.1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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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오영기] 4월은 꽃으로 행복을 듬뿍 선물해 준다. 지천에 보이는 게 꽃이다. 아마도 1년 중에서 가장 꽃이 많이 피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산에도 들에도 길가에도 아파트 담벼락에도 서로가 뽐내듯 앞다투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저마다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다르다. 키가 아주 작은 야생화도 꽃을 피우고 벌과 나비를 끌어 들인다.

‘고향의 봄’ 노래 가사를 보면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노랫말처럼 울긋불긋 꽃 대궐은 꽃이 아름답고 화려하게 핀 모양이 마치 대궐과 같음을 이르는 말이라 한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꽃 바다의 물결로 온 세상을 꽃 대궐로 물들인다. 4월이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볼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 자연이 주는 꽃다발은 일상의 삶에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힐링 하게 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꽃 축제도 열린다. 해마다 한곳씩 정하여 가봄직 하다. 즐기면서 살아가는 자만이 제대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매년 반복적으로 거저 주는 자연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자연은 어떠한 변화에도 절대 순응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칙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영리하고 현명하다. 4월에 피는 꽃은 지천에 꽃이라는 말처럼 많기도 하다. 고향의 봄에 나오는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 그리고 목련꽃, 벚꽃, 매화꽃, 배꽃, 사과꽃, 할미꽃이 있고 앵두나무, 라일락, 돌단풍, 깽깽이풀, 유채, 민들레, 애기똥풀 등 참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꽃이 4월에 핀다. 4월에 피는 꽃 중에 ‘벚꽃이 일찍 피면 풍년이 든다’는 속담이 있는데 벚꽃이 예년보다 일찍 핀다는 것은 그만큼 계절의 변화가 빨리 진행되고 기온도 올라가면 모든 작물은 생장을 빠르게 하여 태풍처럼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고 좋은 결실을 가져온다는 말이다.

따라서 농사는 그 지역에 있는 벚꽃의 꽃망울이 터지고 일주일 후에 씨앗을 뿌리면 무난하게 자란다고 하는 옛 어르신들의 지혜가 담긴 속담이다. 물론 요즘은 예측이 어려운 일기의 변화라 하더라도 제일 먼저 변화하는 계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은 꽃을 피우는 작물들이 아닌가 한다.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4월에 가족끼리 가까운 산과 들로 나들이를 떠나보자. 아름다운 꽃향기에 취하면 쌓였던 스트레스도 훅 날라 가고 조급한 마음도 완화될 것이다.

자그마한 텃밭이라도 장만하여 밭을 일구고 씨앗도 뿌리고 돌멩이도 주워내며 가족끼리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족의 놀이터에서 자연스럽게 흙을 만지고 작물의 성장과정을 함께하면서 지렁이도 만나고 잎을 갈아먹는 나쁜 벌레도 직접 보는 다양한 체험을 통하여 아이들도 어엿한 농부가 될 것이다. 먹음직한 채소를 수확하여 ‘목련꽃 그늘아래’ 돗자리 깔고 둘러앉아 오늘 하루 텃밭활동에 대한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맛있는 밥상을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다.

소박한 상추쌈밥이라도 꿀맛이다.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잔소리 하지 않아도 스스로 집중하고 노력하고 땀을 흘리는 모습에 대견함을 느낄 것이다. 밥상을 물리고 나면 잠깐이라도 다리를 쭉 뻗고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하늘을 보라, 꿈과 희망이 그곳에 있지 않은가. 꾸미지 않은 행복은 덤으로 담겨 올 것이다.

2016년 농촌진흥청에서 치유농업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성인의 경우 공격성 90%, 좌절감78%, 우울감 73% 등이 감소하였고 어린이는 긴장감이 76% 감소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행복호르몬은 55%가 증가하고 스트레스호르몬은 2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꽃과 식물을 가꾸는 농업이 가진 치유의 가치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다. 4월의 봄날엔 가족과 함께 가까운 산과 들에서 꽃구경도 하고 텃밭에서 땀도 흘리고 목련꽃이 만발한 그늘 아래서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는 나들이를 계획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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