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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충불이(人蟲不二), 사람과 곤충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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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충불이(人蟲不二), 사람과 곤충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이유
  • 노치원 박사(경남도 농업기술원)
  • 승인 2018.03.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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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노치원 박사] 곤충을 약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은 동서양을 통해 잘 알려져 온 사실이다. 곤충의 종류마다 다른 천연 화합물질의 독특한 특성들을 경험적으로 잘 이용해온 것이다.

오래 전부터 벼가 익어가는 가을이 오면 들녘에서 메뚜기를 잡아서 별미로 즐기던 때가 있었다. 양잠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던 1960∼70년대에 비단실을 뽑고 남은 부산물로 나온 번데기를 먹었다. 양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2000년대에는 건강기능 식품으로서 누에나 뽕잎, 오디 등의 가공 상품화로 양잠산업이 바뀌게 되었으며, 먹으면 맛있고 길거리 대표 음식이었던 번데기는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식용곤충이 동물성 단백질의 공급원이면서 치료약물을 찾고자 여러 임상실험을 거친다는 점에서 활용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까지 많은 곤충 연구자들에 의해 이들 약용곤충의 자원탐색, 수집 및 도입, 증식기술과 특성평가, 자원보존, 기초정보관리 및 정보화와 유전자원의 다양성 증대 등 다방면의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예를 들면 귀뚜라미, 구향충(九香蟲), 동충하초(冬蟲夏草, Cordyceps), 박쥐나방, 오배자, 진딧물, 풍뎅이, 땅강아지 등이 포함되고 있다. 약용곤충은 민간요법으로 전래되어 사용되어온 역사가 오래된 곤충생약으로 과학적인 검증에 의한 효능입증과 천연물화학 기법 등을 비롯한 분석기기의 발달로 유효성분 동정이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에서 동양의학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천연약제로부터 순환기 치료제, 항암제, 간장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일본 미야자키 의대팀은 지렁이로부터 룸브리키나제라는 혈전용해제를 개발하였다. 아직까지는 몇몇 연구진들이 몇 가지 밝혀진 물질만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우리나라에서 선제적으로 많은 투자를 한다면 기술적 우위를 단기간에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농촌진흥청의 연구로 갈색거저리 유충과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유충이 2016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종적인 신소재식품의 인증 절차를 통과하여 일반식품으로서 식품공전에 등록되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섭취해 오던 벼메뚜기와 누에번데기, 백강잠과 더불어 7종의 곤충이 식품으로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풀무치, 아메리카왕거저리, 수벌번데기의 식품등록을 위하여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농촌진흥청에서는 식용곤충 등록 준비와 함께 2014년부터 대학교, 국내 유명병원 영양팀과 함께 식용곤충의 조리 적용과 메뉴개발 연구를 시작하여 2014년 '식용곤충과 조리'로 시작해서 갈색거저리 유충과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이용한 5권의 식용곤충요리책이 발간되어 식용곤충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전국에 보급하였다.
 

최근에는 메뚜기,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유충을 더하여 5가지 식용곤충을 이용한 기초조리법에서 응용요리를 소개한 '식용곤충요리(2017)' 책도 발간되었다고 한다. 특히 굼벵이는 민간에서 간질환 치료제로 애용된 생약으로 그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있고, 농촌진흥청에서 실험용 쥐에 굼벵이 추출액을 투여한 결과 간경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된 바 있으며, 간경화가 진행 중인 쥐에서 간섬유화를 억제하는 현상이 나타나 치료제로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들어 미래의 새로운 단백질원 개발차원에서 또는 기호식품으로서 식용 곤충에 대한 접근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또한 R&D 실용화 체계의 확대를 통해서 식용곤충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지원도 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신 시장 개척을 위한 경남곤충산업 지역전략작목육성사업단 운영, 지역곤충산업의 특화 발전에 필요한 체계화된 기술교육의 실시로 합리적인 농장경영 및 과학영농 실천 능력을 갖춘 곤충산업전문인력양성을 위한 곤충대학 개설 등 다양한 지원을통하여 곤충 사육농가의 집중 육성과 곤충산업의 시장 규모를 확대 하고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곤충 이용의 오랜 역사와 더불어 최근 들어 분석기술 발달로 전통약제의 효능 재조명과 그 성분 구명을 통한 새로운 약리성 물질 탐색 등이 활발히 이루어져 가고 있으며 이를 통한 곤충의 약용가치는 매우 크다고 인식되고 있기에 사람과 곤충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앞으로 누구나 선입견 없이 곤충식품을 가까이 해 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이고 우수성을 가진 식용곤충 산업이 하루 속히 온전한 소득 주도 산업으로 안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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