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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가능성 큰 치유농업에 투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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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가능성 큰 치유농업에 투자 이뤄져야
  • 노치원 박사(경남농업기술원)
  • 승인 2018.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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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주도의 집중적인 기반연구 투자 필요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노치원] 우리나라 치유농업의 개념은 ‘농업·농촌자원(식물·동물·농촌환경,농촌문화) 또는 이와 관련된 활동 및 산출물을 통하여 모든 국민의 심리적·사회적·신체적·인지적 건강을 도모하는 산업 및 활동으로 정의한다.

산업 고도화는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현대인은 치열한 경쟁과 갈등 속에서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정신건강문제인 우울증과 자살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이 꾸준히 증가해 최근 5년간(2007~2011년) 40% 이상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또한 가정폭력·학교폭력·성폭력 증가, 청년 실업 증가, 알코올 중독 증가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들은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대안으로 힐링에 대한 관심 증가, 농업을 통한 힐링에 주목해 최근 등장한 개념이 치유농업이다.

유럽은 2000년대 초반부터 치유농업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확대되고 있으나 국가마다 집중하는 분야나 용어의 사용에 차이가 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은 치유농장이 많은 반면, 영국은 원예치료, 독일과 핀란드는 동물매개치료가 발달되어 있는데, 네덜란드 영국 등 치유농업 선진국에서는 지적장애 치매 알콜중독 등 장애인 및 환자치료에 치유농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힐링 관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편이나 치유농업에 대한 외연의 확장 구체적인 움직임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

치유농장, 원예치료, 힐링 체험캠프 등 농업치유, 재활승마, 낙농체험 등 동물치유, 피톤치드 등 산림치유, 가정원예, 도시텃밭 등 도시농업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우리나라 치유농업은 원예치료와 산림치유, 낙농체험이 가장 많이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에 재활승마  도시농업 등에 대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치유농업은 시작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힐링 트렌드에 맞춰 농업·농촌 체험과 건강을 연계시키는 치유농업에 대하여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애완견 같은 동물을 이용한 반려동물 매개치료는 초기단계이지만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관련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식물을 이용한 원예치료는 단순한 취미활동에서 질병을 치유하는 단계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치유농업의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고, 목표 또한 질병 자체를 치료하기보다는 주로 개인의 대처능력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치유농업을 병원치료와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따라서 치유농업을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치유농업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심리치료에 효과적인데 알콜 중독자, 치매, 자폐증,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지적장애인, 비행 청소년 등의 심리치료에 효과이고, 일반적으로 어린이 청소년 도시민 노인 등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의 심리적 안정감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농업활동은 다양한 신체 부위를 이용하기 때문에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며, 또한 자연의 생명력을 지닌 녹색 식물이 정서적 안정감을 높여준다. 미국원예치료협회에 따르면 치유농업은 생명에 대한 소중함, 내가 키웠다는 소유의식, 무언가를 돌보는 사람이 된다는 자존감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치유의 메커니즘은 농작업의 특성상 반복 작업이 많고 이런 반복 체험과 작은 성공이 자기 긍정과 근로 의욕을 고취하며 이것이 신체 기능을 유지하거나 회복하고 사회성(바람직한 인간관계)을 향상시키며, 농촌진흥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농업을 체험하도록 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물질인 코르티솔의 농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치유농업은 개인 농장주의 입장에서는 차별화된 경영모델인 동시에 사회에 가치를 부여하는 보람을 얻을 수 있는 사업 기회로 발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우리 농촌은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역할 외에도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자 문화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강원 고랭지의 배추밭과 전남 보성의 녹차 밭이 선도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곳이 관광명소로 새롭게 탈바꿈한 것처럼 치유농업을 통해 농업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최근 힐링 트렌드와 관련하여 농업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이를 발굴하고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인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도 시장 진입단계로 후발국인 우리나라는 지역 특성에 맞는 치유농업 모형 개발 및 선점이 필요하며, 의료 복지 교육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국가 주도의 집중적인 기반연구 투자가 필요하다. 더불어 공익적인 치유농업의 효과를 검증하고 시장혼란을 막기 위한 법제화 등 정책적 뒷받침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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