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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역맥주의 가능성, 제주 위트 에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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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역맥주의 가능성, 제주 위트 에일 ★★★☆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8.01.20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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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백종국 기자] 내륙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제주 위트 에일 500㎖ 두 캔이 회사 냉장고에 있었다. 웬 장땡이냐며 주인에게 말도 없이 캔 하나를 따는 무례를 범했다.

제주맥주 주식회사가 생산한 제주 위트 에일 캔 맥주는 제주도 내 공항과 관광지, 그리고 편의점에서만 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제주 위트 에일의 시음은 작은 행운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제주맥주 주식회사는 세계적인 크래프트 맥주 회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아시아 첫 자매회사로 지난 8월 공식 출범했다. 세계적인 맥주 설비 컨설팅 회사인 비어베브가 설계를 맡았고, 맥주 양조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인 브라우맛을 사용 최첨단 설비를 구축했다고 한다.

제주 한림에 들어선 공장은 연간 2000만L의 수제맥주 생산시설을 갖췄다.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는 뉴욕의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맥주 마니아로 미국 맥주시장을 철저히 공부하면서 내공을 다지 뒤 지난 2012년 12월 브루클린과 접촉, 5년여의 노력과 준비 끝에 제주맥주를 출범시켰다.

제주맥주의 첫 번째 작품인 ‘제주 위트 에일’은 세계적인 브루마스터 개릿 올리버가 개발했다고 한다. 지금은 와인과 마찬가지로 맥주와 음식의 궁합을 자연스럽게 따지는 시대. 그는 세계에 맥주와 음식의 페어링 개념을 전파한 이로 알려져 있다.

제주 위트 에일의 주원료는 독일산 맥아와 밀맥아, 그리고 깨끗한 제주물이다. 제주 유기농 감귤껍질을 사용해 은은한 감귤 향은 나는데 고수를 사용한 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알코올 함량은 5.3%. 제주도 향토음식인 흑돼지구이, 고등어회, 방어회 등과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고 하는데 안주 없이 마셨다.

솔직히 30년 노하우의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양조기술을 적용했다 하여 사실 좀 더 바라는 게 있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느낌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위트비어(Witbier) 호가든의 맛과 향을 뛰어넘었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아무래도 첫 제품이니만큼 대중에 어필 할 수 있는 무난한 제품을 내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년간 미국사람들은 평범한 라거에 등을 돌리고 좀 더 창의적인 크래프트 맥주에 관심을 보였다. 이때 거대 맥주회사들에게 아이디어를 준 것은 벨기에 스타일의 위트비어였다. 여러 회사들의 보리에다 밀이나 귀리 등을 첨가한 위트비어를 생산, 판매해 재미를 보았다. 호가든의 창업자인 피에르 셀리스 역시 유럽의 호가든 공장을 팔고 미국 텍사스로 와서 위트비어를 만들어 팔았다.

위트비어는 IPA보다 대중성이 높다. 오렌지껍질, 자몽껍질, 고수 등을 첨가한 향긋한 술맛으로 술 초보나 여성들을 대상으로 끌어들이기도 쉽다. 제주 위트 비어 역시 익숙한 감귤향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자아낸다.

제주 위트 에일로 우리나라 지역맥주의 가능성을 보여준 제주맥주.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양조기술을 이어받아 앞으로 어떤 다른 맥주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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