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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일본 사케도 있다, 太平山 天巧(타이헤이야마 덴고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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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일본 사케도 있다, 太平山 天巧(타이헤이야마 덴고우) ★★★☆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8.01.18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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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平山 天巧(타이헤이야마 덴고우)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백종국 기자] 최근 일본여행 다녀온 여동생으로부터 사케 한 병을 선물 받았다. 일본 동북지방 아키타현 코다마양조주식회사에서 생산한 太平山 天巧(타이헤이야마 덴고우)이다.

술 브랜드 네임의 太平山은 북한, 홍콩, 청도, 대만에도 있는데, 일본의 太平山은 아키타현 중앙부에 위치한 해발 1,171m 산이다. 계곡 경관이 뛰어나며 신앙의 산으로서 그 지역에서는 예부터 숭배의 대상이 되어 왔다고 한다. 지난 1972년 현립자연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코다마 양조주식회사는 1879년 창업해 아키타현 제일의 간장·된장을 양조하는 회사로 1913년부터 주조를 시작했다. 이후 太平山 브랜드로 일본 전국신주감평회에서 금상을 12회, 입상 8회를 기록하고 벨기에 몽드셀렉션에서 18년 연속으로 금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이번에 시음한 타이헤이야마의 덴고우는 몽드셀렉션 금상을 비롯해 미국국립청주감평회(US National Sake Appraisal) 그랑프리, 영국 IWC(International Wine Challenge) 금상 등을 수상했다. 코다마양조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매김한 청주로서 ANA 국내선 퍼스트클래스 기내 술로도 서비스 되고 있다고 한다. 720㎖의 용량에 알코올 함량 16~17%, 제조일자는 올해 9월이다.

사케 종류로는 준마이다이긴죠로서 원재료는 쌀과 쌀누룩이다. 사용하는 주조미는 단백질 함유량이 적은, 매끄럽고 밸런스 좋은 술을 만드는 야다마 니시키 100%로 정미 비율 40%이다. 사용하는 누룩은 저온 발효력이 좋고 화려한 향을 발산한다는 협회 9호로, 아무래도 저온 숙성발효로 유명한 아키타류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다.

덴고우를 처음 상온에 가까운 온도에서 마실 때는 누룩 향과 맛이 강해서 마시기 힘들었다. 냉장을 며칠 지속시키니 액체도 미색을 띠고 제 맛을 찾은 듯했다. 정미율 낮은 긴죠 특유의 옅은 과일향에 드라이한 쓴맛이 잘 어우러졌다. 절대 가볍지 않은데 그렇다고 해서 농후한 술도 아니었다.

일본 주도 +2.0, 산도 1.5, 아미노산도 1.3 등 전 부문 높지 않은 수치들이 이를 뒷받침하지만, 평균보다는 여운이 길게 남는 술이다. 사케의 맛과 향을 강하고 복합적인 향, 진한 감칠맛, 가볍고 온화한 향, 담백하고 경쾌한 맛 등으로 나눈 술 종류로는 주큐슈(熟酒)에 약간 다가선 맛과 향이 아닐까 한다.

아키타현의 사케는 일본 청주 중에서 중간지점에 위치한다. 어느 한 곳에 치중하지 않는 술로서 드라이함, 스위트함, 담백함, 진함 등을 고루 취한다는 것이다. 그런 균형이 자칫 무미건조함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덴고우는 ‘신의 조화’라는 뜻처럼 그런 균형의 미를 잘 추스린 술이라 하겠다.

가격은 3000엔 정도. 비싸지 않은 가격에 고급술의 향취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술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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