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3:40 (금)
실시간뉴스
강화도 함허동천 야영장, 민족의 정기 서린 곳에서 보내는 하룻밤
상태바
강화도 함허동천 야영장, 민족의 정기 서린 곳에서 보내는 하룻밤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01.06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김포에서 염하(鹽河)를 건너면 강화도가 나온다. 이어 강화도의 남단으로 향하면 섬에서 가장 높은 마니산(麻利山)이 솟아 있고, 동쪽 기슭을 흐르는 함허동천 주변으로 고즈넉한 캠핑장이 자리 잡고 있다. 강화군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함허동천 야영장은 이용료가 싼 편이고 공간이 넓어 언제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장비 이동의 불편함이 있는 만큼 함허동천을 찾을 때는 최소한의 장비로 캠핑을 하는 것이 좋다.

 

산자락 깊숙이 펼쳐진 캠핑 장소

캠핑장이 자리 잡은 마니산은 높이가 465m로 낮은 산이지만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는 참성단(사적 제136호)을 품고 있어 민족의 정기가 이어져 내려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마니산 정상부에서 동쪽으로 흘러내리는 함허동천은 조선 전기의 승려 기화(己和)가 마니산 정수사를 중수하고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해서 그의 당호인 함허를 따 붙인 이름이다. 캠핑장 길을 따라 산자락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계곡의 너럭바위에 기화가 썼다는 함허동천(涵虛洞天) 네 글자가 남아 있는데,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그런 장소에 위치한 함허동천 야영장은 마니산 자락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함허동천 야영장으로 가려면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에 들어서는 것이 가깝다. 초지진을 지나 함허동천으로 향하다 보면 가는 도중에 큰 마트가 있는 온수리와 역사 유적인 전등사 등이 있어 장을 보거나 캠핑과 함께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다. 야영장 입구에 이르면 넓은 대형 주차장이 먼저 눈길을 끈다. 함허동천 야영장은 오토캠핑 전용 야영장이 아니기 때문에 입구에 차를 세워둘 공간이 있는 것이다. 이곳부터는 주차장 입구의 화장실 옆에 비치되어 있는 손수레를 이용해 캠핑 장비를 사이트까지 옮겨야 한다. 손수레에 장비를 싣고 야영장으로 향하면 이내 매표소가 나온다. 
 

캠핑 사이트를 잘 잡는 게 관건

함허동천 야영장은 마니산 등산로로 향하는 길 주변에 사이트가 조성되어 있어 손수레에 장비를 싣고 밀고 끌며 이동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소는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왼편에 마련되어 있는 캠핑 사이트다. 이 장소는 성수기 주말이면 나무 데크와 바닥을 구분할 것 없이 캠퍼들의 텐트가 가득 들어차므로 조용하고 한가로운 캠핑을 원한다면 마니산 방면으로 더 올라가야 한다. 매표소를 지나 올라가면 매점이 있는 곳에서 길이 양갈래로 나눠진다. 왼쪽은 계곡을 따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운동시설 등과 함께 있는 캠핑 장소로 향하는 길이다.

양쪽 모두 바닥과 나무 데크가 함께 있는 캠핑 사이트들이 있지만, 조금 분위기가 다르다. 먼저 왼쪽의 계곡 주변에 있는 야영장소들은 마사토 위주의 바닥에 계단식으로 사이트가 조성되어 있고, 끝까지 올라가 마니산 등산로를 만나는 장소의 왼쪽에 ‘함허동천’ 네 글자가 적힌 너럭바위를 볼 수 있는 조망처가 마련되어 있다. 오른쪽 길을 따르면 다목적운동장과 나무 그네를 지나 야영장소들이 나타나는데, 바닥이 대체로 잔디 위주로 이루어져 있고 끝까지 이르면 소나무 숲 아래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다. 한편 솔로 캠핑 등 장비가 가벼운 경우에는 마니산 능선 부근까지 올라가 서해가 조망되는 곳에서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함허동천 야영장은 따로 예약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캠핑 장소가 넓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이동 동선이 길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함께 지니고 있다. 먼저 캠핑 사이트를 구축하기 위해 장비를 이동해야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화장실, 개수대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데도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편의시설의 수가 부족하지는 않지만 여러 사이트당 하나씩 조성되어 있어 어디에 텐트를 설치하느냐에 따라 편의시설과의 거리가 결정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동파 방지를 위해 폐쇄하는 곳도 있으므로, 겨울에 함허동천을 찾을 경우에는 매표소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함허동천 야영장에는 전기 시설이 적어 겨울철 캠핑에는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지만, 산과 계곡을 끼고 있어 나머지 계절에는 멋진 캠핑장으로 거듭난다. 봄에는 산수유, 진달래 등의 꽃들이 만발하고, 여름엔 마니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계곡물이 반긴다. 산과 계곡이 붉은 빛으로 물드는 가을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장비만 잘 갖춘다면 겨울에도 한적한 캠핑을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다. 함허동천 야영장의 장점은 무엇보다 즐길 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밖으로는 고려시대의 역사가 숨 쉬는 강화도의 문화 유적들을 둘러볼 수 있고, 강화도의 자연이 낳은 먹을거리들로 배를 채우는 것도 가능하다.

야영장 안으로는 함허정에 올라 영종도, 신도, 시도를 포함한 바다를 바라보거나, 야영장과 연결되는 등산로를 통해 마니산에 오를 수도 있다. 캠핑 사이트 근처에 차를 둘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오히려 그런 불편함으로 인해 더욱 조용하고 자연에 가까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강화도의 함허동천 야영장이다.
 

03 매점 오른쪽 길을 따라 들어가면 소나무 숲 아래에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04 매점 왼쪽길을 따라 본격 등산로 인근까지 가면 ‘함허동천’ 네 글자를 새긴 너럭바위가 나온다. 05 함허동천 야영장은 데크와 바닥 어느 곳에 텐트를 설치해도 되며,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가까운 곳에 자리 잡으면 동선을 줄일 수 있다.

주변 볼거리와 먹을거리

김포 대명항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에 있는 김포시 유일의 포구다. 규모는 작지만 어 시장과 어판장에서 꽃게ㆍ대하ㆍ망둑어ㆍ주꾸미ㆍ농어ㆍ숭어 등을 비롯해 다양 한 횟감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어시장 맞은편의 식당에서 구입한 횟 감을 맛볼 수도 있고, 함허동천 야영장으로 들어가는 도중 구입하여 캠핑장에 서 회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초지대교를 건너기 전에 오른편으로 대명항 입구 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전등사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시대에 진종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된 사찰이다. 그 후 고려 충숙왕ㆍ충혜왕ㆍ충정왕 때에 수축하였고, 조선 인조 때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에 이른다. 전등사라는 이름은 고려 충렬왕의 비 정화궁주가 이 절 에 옥등을 사주한 데서 비롯되었다 한다. 전등사는 고려의 몽고항쟁 시기에 궁 궐을 지었던 정족산성 또는 삼랑성이라 불리는 성곽 안에 있어 더욱 볼거리가 많다.

초지진

해상으로부터 침입하는 적을 막기 위해 조선 효종 때 구축한 요새다. 안산의 초지량에 수군의 만호영이 있었던 것에서 비롯되었는데, 초지량영을 이곳으로 옮기며 ‘진’으로 승격되었다. 1870년대에 미국과 일본이 침략했을 때 맞서 싸운 곳으로, 1871년 미국 해병에 의해 점령되었다. 이후 일본이 조선을 힘으로 개항 시키기 위한 운양호의 침공이 있었고, 고종 13년 강화도 수호조약이 맺어져 일 본침략의 문호가 개방되었다. 당시 진의 대부분이 파괴되었으나 1973년 초지 돈을 복원하여 지금에 이른다.

마니산

백두산과 한라산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산으로 마니산ㆍ마루산ㆍ두악산이라 고 부른다. 강화도에서 가장 높아 정상에 오르면 경기만과 영종도 주변의 섬들 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정에는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사 적 136)이 있으며, 지금도 개천절이면 제례를 올린다. 1977년 3월 산 일대가 국 민관광지로 지정되었고, 함허동천 야영장과 연계하여 등산을 즐길 수도 있다.

동막해변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에 위치한 해수욕장을 갖춘 해변이다. 폭 10m, 길이 200m로 강화에서 가장 큰 모래톱을 자랑하는 동막해변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갯벌체험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백사장 뒤로 수백년 묵은 노송들이 늘어서 있으며, 썰물 때에는 각종 조개를 비롯해 칠게, 가무락, 갯지 렁이 등 다양한 바다생물을 볼 수 있다. 동막해수욕장 옆에는 분오리돈대가 있 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강화도 함허동천 야영장

수용규모 : 약 400동
개장시기 : 연중무휴
예약 : 선착순
캠핑비용 : 입장료 1인당 1천5백원, 텐트 1동당 8천원(1박)
지면형태 : 마사토, 잔디, 나무 데크
편의시설 : 화장실, 개수대, 샤워장, 매점, 전기사용, 다목적운동장

글·사진 노규엽 | 협찬 코베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