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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위한 봉사, 우프 '미래는 농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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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위한 봉사, 우프 '미래는 농촌에'
  • 이연숙 기자
  • 승인 2017.12.17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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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프 코리아 사무실 앞 작은 정원에는 무농약으로 기르는 채소들이 심어져 있다. 특히 배추는 약을 치지 않아 속이 실하진 않지만 맛만은 뒤지지 않는다.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이연숙 기자] <삼시세끼>, <효리네 민박> 등의 프로그램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명 ‘힐링 예능’이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바쁜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느끼는 여유를 대리 만족할 수 있다는 점. 악역도 없고 몸 개그도 없으며 기승전결도 없지만, 우리가 이 프로에 열광하는 건 어쩌면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농촌에 대한 열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자연을 위한 봉사, 우프

우프(WWOOF)란 ‘willing workers on organic farms’의 약자로 유기농 농장에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란 의미이며, 농가에서 숙식을 제공받고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을 뜻한다. 처음 시작된 것은 1971년, 영국에서부터였다. 친환경 농가에 가서 주말마다 일손을 도와주던 영국의 한 여성이 이에 매료돼 주변에 전파하면서 커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우프는 전 세계 150여 개국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우프 코리아가 처음 설립된 것은 1997년으로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설립연도인 1997년부터 2010년까지는 외국 농가에서 한 가족처럼 생활하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홍보를 하며 활동하다, 2011년에 농림부로부터 비영리 단체로 승인을 받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워킹 홀리데이와 우프를 헷갈려 한다. 워킹홀리데이는 하나의 비자로써 외국에 나가 합법적으로 노동을 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을 수 있지만, 우프는 소규모의 농장에서 농장주와 직접 교류하며 생활하면서 일손을 도와주고 숙식만을 제공받을 뿐 보수는 따로 받지 않는다. 일종의 농촌 봉사활동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농촌과 청년을 잇는다

우프 코리아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을까. 주된 업무는 유기농 농가인 호스트와 농가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우퍼를 매칭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참여 농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 년에 한번 모집 기간을 두고 조건에 맞는 농가를 모집한다. 이렇게 모집된 농가는 또 이사회의 회의를 거쳐 최종 호스트로 선정된다. 선정된 농가들의 정보를 우프 코리아의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가입비를 내고 우프에 가입한 우퍼들은 자신에게 맞는 농가를 선택하고 일을 하게 된다.

우프 코리아에 참여하는 우퍼의 85%는 외국인이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외국인이 한국이라는 먼 나라에 배낭만을 맨 채 찾아와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끔은 농가와 마찰을 빚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우프 코리아가 나서서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고 의견을 조율해 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우프 코리아 김혜란 대표는 우프를 운영하면서 세상에 참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말한다. 우프 코리아에 참여할 수 있는 농가들은 모두 아예 농약을 쓰지 않는 무농약 농가들뿐이다.

“지금 한참 배추를 재배할 때잖아요. 근데 배추에 약을 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배추벌레가 모두 물어뜯어 먹어 버려요. 제대로 자라기가 정말 쉽지 않죠. 근데 농사 전문가인 농부 분들이 이 사실을 모를까요? 누구보다 잘 아실 거란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약을 치지 않는 건 그분들의 철학이에요.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그걸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그 분들의 생각인 거죠. 그런 분들을 매일 만나다 보면 우프를 그만 둘 수가 없어요.”

아무리 농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아직까지 사람들은 도시에서의 화려한 삶을 꿈꾼다. 그러나 김 대표는 도시보다는 농촌에 더 큰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농업에 근간을 두고 있는 나라는 농촌이 튼튼해야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여긴단다. 이제 이런 역할을 젊은 세대가 이어나가야 할 텐데 우프가 청년들과 농촌을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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