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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에 곤충을 넣어 파는 까닭은? 이더블버그 류시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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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에 곤충을 넣어 파는 까닭은? 이더블버그 류시두 대표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7.11.12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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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유화미 기자] 과자 봉지를 뜯었는데 한눈에 보아도 엄청난 크기에 벌레가 불쑥 튀어나왔다고 생각해 보자.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뉴스에선 어느 회사의 제품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보도하고 이를 본 사람들은 불매 운동을 펼치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그러나 여기 대놓고 과자에 커다란 곤충을 넣어 파는 사람이 있다. 우리의 미래는 곤충에 달려 있다는 이더블버그의 류시두 대표다.

 

미래의 주식, 곤충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 곤충을 유망한 미래 식량으로 보고 있다는 발표를 했다. 어떤 이에겐 혐오감의 대상일 뿐인 곤충을 미래의 주식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성이다. 2015년 유엔경제사회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인구는 약 73억 명이며 2050년에는 96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인구가 증가한 만큼 식량도 같이 증가해야 하는데 문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가축이나 곡물을 생산할 땅은 한정되어 있고 이에 따른 환경오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곤충의 식량화다. 곤충은 냉혈동물이기 때문에 소나 돼지처럼 체온 유지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적은 만큼 먹는 양도 현저히 적다. 곤충을 기르는 데 사료 값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소리다. 또한 쓰지 않은 에너지는 단백질로 전환돼 고단백질이다. 적은 면적의 땅에서 많은 개체수를 키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배설물도 거의 나오지 않아 환경오염도 적다. 소나 돼지에 비해 100배나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하니 미래의 식량을 찾던 전문가들에게 곤충의 매력은 솔깃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새로운 블루오션, 곤충 식량

이런 전문가들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곤충을 먹는다는 일에 좀처럼 맘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류시두 대표도 처음엔 우리와 같은 생각이었다. “처음 접했을 땐 부정적인 생각이 더 강했죠. 호기심을 못 참고 먹어 봤죠. 그런데 막상 먹어 보니 생각보다 맛이 있더라고요. 건새우 같기도 하고 견과류처럼 고소한 맛도 났습니다. 제 경험을 잘 전달만 하면 이거 괜찮은 사업이다 싶었습니다.”

지금은 곤충 박사가 다 된 류 대표지만 원래 곤충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IT업계 종사자였다. 환자들의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앱을 개발하고 운영했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도 하고, IT 전문가의 수는 이미 차고 넘칠 만큼 많기도 했다. 무언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질 때쯤 류 대표에게 곤충 사업은 블루오션처럼 느껴졌다.

3년 전 처음 곤충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때만 해도 국내에 식용 곤충을 취급하는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이 바로 이더블버그였다.  

의외의 맛, 식용 곤충

국내에는 모두 7가지 곤충을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법으로 제정되어 있고, 이중에서 이더블버그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곤충은 모두 5가지 종류이다. 갈색거저리, 벼메뚜기, 흰점박이꽃무지, 누에, 쌍별귀뚜라미다. 이 곤충들은 각각 계약된 농장에서 제공받고 있으며, 모두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곤충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식품은 의외로 다양했다.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곤충을 원형 그대로 말려 놓은 제품. 모양은 거부감이 들지만 의외로 맛은 고소했다. 이 원형 제품을 갈아 분말 형태로 만들어 놓은 제품은 거부감 없이 쉽게 섭취할 수 있어 보였다. 우유에 타 먹거나 요거트 등에 넣어 함께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란다. 그 다음으로는 다양한 맛의 쿠키가 있다. 워낙 고단백질이니 성장기 아이들의 간식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또 신기했던 것이 곤충을 넣은 소면과 파스타면. 기존 제품에 비해 맛과 영양에서 보다 큰 차이를 보인다. 주로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과자나 면에 곤충을 추가하면 단백질도 함께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양 면에서 아주 훌륭하다.

곤충엔 좋은 퀄리티의 단백질뿐만 아니라 견과류나 등푸른 생선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도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곤충 껍질에는 채소에나 들어 있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데, 채소를 섭취한 효과도 누릴 수 있단다. 영양학적인 면에서 아주 훌륭한 식품이다. 그러나 모든 음식이 그렇듯 맞지 않은 사람이 있다. 곤충 알레르기가 있는 체질이 더러 있을 수 있단다. 주로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알레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하니 자신의 체질을 잘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 

선입견을 깨는 것이 관건

이렇게 우리 몸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은 곤충이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곤충이 식품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 류 대표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얘기한다.
“곤충 식품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선입견을 깨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곤충 식품이 우리 가까이에 늘 존재해야겠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익숙해져야 먹어 볼 기회가 늘어나지 않을까요.”

그러나 굳이 모양을 바꿔 곤충 식품을 곤충이 아닌 듯 만들 생각은 없다. 자장면도 먹어 본 사람만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내가 곤충 식품을 먹고 있구나’라고 인지를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조금 더 편하고 익숙하게 곤충 식품을 먹을 수 있도록 꾸준히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 경로를 늘려 나가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공개할 수 없다며 웃어 보였지만 올해 11월에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차별화된 제품을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단다. 올해로 3년째 곤충 사업을 해 오면서 그동안 느껴 왔던 한계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해결책을 총동원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진 양우영 기자│자료제공 이더블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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