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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가에서 효율적으로 양분순환을 하려면
  • 손상목 교수
  • 승인 2017.10.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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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유기농 영농 현장에서 효과적인 양분 순환을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농가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효율적인 양분순환을 실천하는 것은 유기농가에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어떻게 하면 자원순환형, 즉 외부로부터 자재 투입을 최소화하고 농장 내의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는 패쇄형 양분순환 영농을 농가 단위에서 잘 실천할 수 있을까를 살펴보고자 한다.

글 손상목 교수(단국대학교 유기농업연구소)

자연에서의 양분재순환

자연에서 양분의 재순환은 식물 지상부와 지하부와의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지상부에 노출된 부분보다 지하부에 있는 뿌리에서 보다 많은 생물자원을 생성한다. 뿌리 부근에서는 빠르고 지속적인 분해가 이루어지고, 토양 미생물은 중요한 양분순환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양분 분해 과정을 통해 토양 미생물들은 양분을 재순환하여 새로운 식물 생육에 에너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식물이 죽으면 서서히 분해되고 재순환되어 토양 생물에 양분을 공급하고 재활용되는 과정을 통해 양분의 순환이 서서히 이루어진다.

농장에서의 양분재순환

자연 상태와는 대조적으로 농업 생산 활동에서는 농민이 더 많은 생산물을 수확하기 위해 토지를 비옥하게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한다. 만약 유기농업 실천 농가가 ‘유기농 생산규정’에서 강조되고 있는 바와 같이 외부자재 투입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양분 이용책을 구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양분의 이용을 효율적으로 재순환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농장 내에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개념에서 패쇄적 양분순환이라는 이론이 도출되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농장에서 양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해 나갈 것인가. 유기농장 내에서 과학적인 양분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세 가지 기본 원리와 방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기본원리 1. 양분 손실의 최소화 방법
● 용탈에 의한 양분 손실이 발생하는 이유는 토양 내 낮은 치환 용량에 기인한다. 양분의 용탈은 토양 유기물 함량을 높여서 방지할 수 있다.
● 분뇨와 퇴비가 물에 젖은 상태를 유지하거나 햇빛에 노출되면 질소 성분이 많이 손실된다. 저장된 분뇨와 퇴비로부터 가용성 양분의 유실은 적절한 저장방법과 덮개를 이용하여 예방할 수 있다. 분뇨나 퇴비는 우기에 물을 저장하는 구덩이에 저장할 수 있다. 질소는 만약 구덩이 바닥이 샌다면 용탈작용으로, 물이 구덩이 고이게 된다면 휘발 때문에 손실이 많아진다고 볼 수 있다.
● 토양 침식은 토양의 가장 비옥한 부분이자 양분과 유기물의 대부분을 함유하고 있는 표토에서부터 시작된다. 침식은 피복작물을 조밀하게 심어 유지함으로써, 그리고 토양 유실 방지를 위한 테라스식 경작을 통해 예방토록 한다.
● 식물 등 생물자원을 태우는 것을 금지한다.
● 두과작물에 의해 고정된 질소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서 혼작이나 질소요구도가 높은 작물을 이용한 윤작을 실시한다.
● 양분은 토양 유기물로부터 서서히 분해되며, 토양에 재배식물이 없는 경우 상당량의 영양분이 유실될 수 있다.
● 질소는 암모늄 형태일 때 휘발되어 쉽게 손실되며 퇴비는 사용한 후 두 시간 이내에 질소의 손실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경작지에 퇴비를 사용할 때 질소 손실률을 줄이려면 서늘한 온도인 저녁과 높은 습도 상태일 때 사용토록 한다. 경작지에 사용한 퇴비와 슬러지는 식물이 빠른 시간 내 흡수 가능한 양만 사용토록 하며, 사용 즉시 표토 내로 흡수되도록 한다. 그러나 영농 현장에서 질소의 용탈, 휘발, 그리고 토양 침식으로 인한 양분 손실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기본원리 2. 패쇄적 양분 순환의 방법
● 식물 잔여물, 부산물, 분뇨 및 농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기성 폐자원 등을 최대한 재활용한다. 모든 잎, 가지, 곡식의 껍질, 나무껍질, 뿌리, 배설물 등은 유기농업에서 다양한 양분의 유용한 자원이고 작물에 이용해야 한다.
● 농장의 남는 공간에 뿌리가 깊은 나무와 관목을 심어 용탈된 양분을 이용하고, 나뭇가지는 거의 모든 유기물을 모재료로 이용하여 만들 수 있다. 이는 양분을 재순환한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퇴비 사용은 토양의 치환 용량(양분을 저장하는 능력)을 증가시킨다는 것도 의미한다.
● 식물 및 식물재료를 이용한 피복은 양분을 재활용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피복은 토양 수분을 유지하고 토양 생명체에게 먹이를 제공한다.
● 식물재에는 칼륨, 칼슘, 망간 같은 성분이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어서 퇴비와 혼합하거나 경지에 사용하도록 노력한다.
● 작물마다 양분의 요구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간작, 혼작, 윤작은 토양 내 양분 이용을 최적화하는 것을 돕는다.
그리고 양분이 재순환하거나 토양에 양분을 저장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유기농 영농 현장에서 생산비용 절감을 의미한다.

기본원리 3. 투입재 활용의 방법
● 가능하다면 외부의 ‘유기성 폐자원’을 잘 이용하도록 한다. 유기농업에서 발생한 외부의 볏짚, 채소 잔재, 옥수수 대, 왕겨, 쌀겨, 콩잎과 줄기와 같은 유기성 폐자원은 퇴비를 만드는 데 이용할 수 있다.
● 인광석이나 백운석 같은 화학물질은 부족한 양분 공급을 도와주고 양분 용탈이 쉽게 일어나지 않게 노력한다.
● 질소 고정 식물들은 공중 질소를 고정시켜 토양에 제공하여 토양 비옥도를 높여준다. 그리고 이런 식물은 피복작물, 식용, 울타리 등으로 식재할 수 있으며 땔감, 피복, 사료로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질소 고정 식물을 적극 활용하도록 한다.

왜 유기농업에서는 식물 잔재를 소각(Burning)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가?

불로 태우는 것은 일반적으로 경작지 전환을 위해 농업 부산물을 쉽게 제거하는 데 드는 노동력을 줄이기에 효과적이다. 소각한 후의 재는 식물이 직접적으로 이용 가능한 양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소각은 다음과 같은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기농업에서는 소각을 되도록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첫째, 많은 양의 탄소와 질소 황이 가스 형태로 손실된다.
둘째, 재가 함유하고 있는 양분은 빗물에 쉽게 씻겨 유실된다.
셋째, 식물체는 태우는 것보다 토양 유기물을 원료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넷째, 소각함으로써 익충과 토양 생물체에게 피해를 준다.

이와 같이 유기농업에서는 병에 걸린 작물이나 단단한 다년생 잡초를 제거하는 것처럼 예외적일 때만 식물체를 태운다. 식물체 잔재는 기본적으로 피복이나 퇴비 재료로 이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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