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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의 친환경농업 ‘생명환경농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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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의 친환경농업 ‘생명환경농법’
  • 이규준 농촌지도사
  • 승인 2017.09.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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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WTO 체제하의 DDA(도하개발아젠다), FTA 체결 등 개방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국제 농업환경에서 우리농업이 생존할 수 있는 대책 중 하나는 지역정서에 기반을 둔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이다. 이는 농업 경쟁력을 증대시키고 토양환경과 자연생태계를 보존하며 지속가능한 농업을 가능하게 한다. 경남 고성군은 우리농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국제환경과 지역적인 여건을 감안하여 2008년을“생명환경농업 선포의 해”로 정하고 역점 시책으로 친환경농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글 경남 고성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이규준 

고성군은 남부지역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산과 청정해역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외부의 오염된 하천수가 유입되지 않고 1급수가 유입되어 친환경농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적지라 할 수 있으며, 축산과 경종이 적정한 비율로 운영되고 있어서 경축 순환농업이 가능한 지역이다.

고성군은 전통적인 농업지역이지만 참다래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품목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오염되지 아니한 청정지역에 부합하는 친환경농업을 추진함으로서 지역 특화 브랜드를 육성하고 농가소득을 증대시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생명환경농법’은 고성군에서 자연농업을 원천기술로 하여 지역의 재배환경 및 농업여건에 적합하게 응용·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는 친환경 유기농업 기술체계이다. ‘친환경농어업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의 유기농업에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합성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일체 사용하지 아니하고, 농업·수산업·축산업·임업 부산물의 재활용 등을 통하여 농업생태계와 환경을 유지·보전하면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유기농법이다.
 
생명환경농법은 농업인이 농업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되는 농업이라 할 수 있다. 영농의 전 과정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천연자재를 농업인이 직접 제조할 뿐 아니라, 사용하는 기술도 농업인이 스스로 판단하여 적용한다. 제조회사의 완제품을 구입하여 사용하지 않고, 원재료를 이용하여 직접 제조하여 사용함으로써 생산비 절감을 도모하고 농업인의 자생력을 제고하며 영농기술을 향상시킨다.

일반적인 친환경농법은 농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아니하고 친환경자재를 사용하여 친환경인증을 취득 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또한 재배의 전 과정을 볼 때, 지력증진, 육묘, 제초, 시비 및 병해충 방제 등 일련의 영농과정 중에서 제초부문 내지 몇 가지 영농 과정에 있어서 친환경농업 기술을 투입하고 있어 체계화된 재배력 정립이 미흡한 것이 현 실정이다. 생명환경농법은 토양기반 조성부터 수확까지 일관성 있고 체계화된 기술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생명환경농법의 기술체계

생명환경농법은 지력증진을 위하여 헤어리베치, 호밀 등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유기물 함량을 충족시키고 작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을 공급한다. 녹비작물의 개화시기에 농업인이 직접 인근 야산의 부엽토를 이용하여 채취 확대 배양한 토착미생물을 토양상태에 따라 200kg/10a 정도를 표토에 살포한 후 경운을 실시한다. 시비량 결정을 위하여 작물재배 전에 토양검정을 실시하여 부족한 비료성분은 혼합유박 등 유기질비료를 기비와 추비로 나누어 사용하게 된다.

경운은 얕게 갈기 등 최소경운을 원칙으로 하며, 육묘는 포트식 점파육묘를 한다. 포트식 점파육묘는 묘대 기간이 길어서 충분한 영양생장 기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앙 시 뿌리 잘림이 없어 활착이 빠르고 근권부가 깊고 넓게 퍼지는 장점이 있다. 이앙은 다주 밀식을 하지 않고 소주소식(1모작 : 45~50주/3.3㎡, 2모작 : 50~55주/3.3㎡)을 하여 수광 태세를 양호하게 하고 공기의 유통을 원활하게 하여 우수한 생육을 도모한다.

생명환경농법의 양분관리는 밑거름으로서 녹비작물, 토착미생물을 사용하고 부족 시 보완적으로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는데, 유기질비료는 작물의 작황과 생육상태에 따라 토양검정에 의한 적량을 밑거름과 웃거름으로 나누어 시용한다. 작물의 생육상태를 원활하게 진행시키고, 부족한 양분의 공급, 품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작물의 생육 단계별로 한방영양제, 천혜녹즙, 생선아미노산, 수용성인산칼슘 등 필요한 천연자재를 엽면시비하게 된다.

병해충 방제는 토양관리, 경종적 방법, 주기적 천연자재 살포 등으로 작물을 원천적으로 건실하게 키워 병해충 발생환경으로부터 회피시킨다. 또한, 살균, 살충성분이 있는 은행나무 열매, 고삼, 자리공, 제충국 등 유효성분을 보류하고 있는 식물체를 다양한 방법으로 추출한 천연농약을 활용하여 병해충을 방제한다.

고성군은 2008년 생명환경농법으로 친환경농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수도작 16개단지 163ha(295 농가)를 조성하여 추진하였으며, 2017년에는 28개단지 423ha(농가 수 553)를 추진하고 있다. 면적기준으로 2008년 대비 2.6배, 농가 수는 2배가 증가하였다. 친환경농업 벼 재배단지는 수계, 입지조건, 토지면적, 작부체계, 농업인 구성 등을 감안하여 선정하고 있으며, 재배품종은 남부 해안가 지역에 적합한 최고품종인 영호진미와 백옥찰벼를 재배하고 있다. 생명환경 벼 재배단지는 전 면적에 대하여 무농약 이상의 친환경인증을 취득하고 있으며, 유기농 인증은 2008년 6.4ha에서 2016년 234ha로서 크게 증가하였다. 경남 고성군의 친환경 쌀 브랜드인 “생명환경 쌀”은  백미, 찹쌀, 현미, 찹쌀현미 등 4가지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다. 

생명환경농법 추진 성과

생명환경농법 시행으로 고성군 친환경농업은 양적 측면에서 큰 성장을 하였다. 벼 재배면적 기준으로 2008년도 단지 수 16개, 295농가가 참여하여 163ha를 운영하였으나, 2017년에는 단지 수 28개, 553농가가 참여하여 423ha를 추진하고 있다. 면적기준으로 2008년 대비 2.6배 증가하였다. 친환경농업 벼 재배단지는 전체 면적에 대하여 무농약 이상의 친환경인증을 획득하였으며, 유기농 인증면적은 2008년 6.4ha에서 2016년 234ha로 크게 증가하였다.

생명환경농법으로 생산한 고성군 친환경 농산물은 지역을 넘어 적국적인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친환경농업 재배단지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온라인 및 전국의 다양한 유통업체를 통하여 판매가 되고 있다. 또한 고성군 친환경농업은 재배기술, 운영체계, 품질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서 2009년에는 친환경농업대상 우수상(농림수산식품부장관), 2010년에는 세계농업인 기술상 대상(세계일보 주최), 2011년에는 경남 인증식품 명품대회에서 최우수상(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을 수상한 바 있다. 2008년부터 생명환경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거류면의 허주 씨는 2012년 벼 부문에 있어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술 명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생명환경농법은 제초제,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천연자재를 농업인이 직접 제조하여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관행농업으로 인하여 파괴되었던 토양환경과 자연생태계가 회복되어 가고 있다. 그동안 관찰하기가 어려웠던 긴꼬리투구새우, 풍년새우 등이 많이 서식하는 것은 자연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는 하나의 반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친환경 벼 재배단지에서 생산한 벼의 농가 수취가격은 관행 벼의 공공비축미 1등 가격보다 3,000원 정도 더 높다. 또한 생명환경농법은 포트식 점파육묘를 하기 때문에 종자 및 상토비용이 관행에 비하여 절반 정도 투입되기 때문에 경영비가 적게 들어간다.

생명환경농법은 자연농업을 원천기술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고성군의 지속적인 실증시험과 연구개발로 친환경 유기농업 재배력을 발전시키고 있다. 병해충 방제를 위하여 살균, 살충성분을 보유하고 있는 식물체를 원재료로 하여 추출방법, 혼용방법, 희석배수 등을 달리하여 실증시험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초제, 화학비료 및 유기합성농약이 없어도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며, 토양환경과 자연생태계를 살리는 농업이 친환경농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는 관행농업을 하더라도 화학물질을 최소로 투입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사실이다. 생산량보다는 품질과 안정성을 우선시 하는 농업인의 사고방식도 생명환경농법을 추진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고성군 친환경농업을 추진하면서 매입, 보관, 가공시설, 판매 등 일련의 유통체계를 개선하였다. 산물벼 보관은 종전 지역농협RPC로부터 첨단 저온보관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3개의 DSC에서 하고, 매입, 가공 및 판매는 친환경 쌀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특정 지역농협이 전담하고 있다. 전담지역농협은 전문 인력과 GAP인증을 획득한 첨단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안전한 고품질 쌀 가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시장에서 판매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 경남고성군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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