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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대학’이라고 들어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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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대학’이라고 들어본 적 있나요?
  • 노치원 박사
  • 승인 2017.09.14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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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세상에는 많은 대학이 있지만 ‘곤충대학’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실제로 국내에는 곤충대학이 존재하는데  ‘경남곤충대학’이 바로 그것이다.

 글 노치원 박사(경남농업기술원)

경남농업기술원 내에 자리한 경남곤충대학은 지역 곤충산업 발전에 필요한 기술교육을 중점 실시하여 합리적인 농장경영과 과학영농실천능력을 갖춘 곤충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 전국에서 공개 모집한 곤충 전공자와 관련자격증 소지자, 현장 경험자 중심의 전문 강사진 등 20명의 전문강사 인재풀을 갖추었다.

학생은 곤충사육과 사육에 관심이 많은 농가에서 지원한 32명인데 연령은 20대 중반 사회 초년생부터 60대 중반까지 폭넓다. 이들은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동안 21회에 걸쳐서 103시간 동안 곤충농장 관리와 정보수집 및  분석능력 향상을 위한 이론과 현장실습을 체계적으로 교육 받는다.

이는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곤충사육농가의 생각을 바꾸어 곤충산업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변화의 주체는 사람이고 곤충 사육농가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산업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예리한 통찰력과 변화를 추구하는 실천의지에 의해서 우리 곤충산업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식품 또한 변화의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메뚜기와 개미 등으로 고단백 식품을 만들고, 독일에서는 옥수수조명나방과 누에 등으로 만든 통조림이 판매되고 있다. 벨기에는 10여 종의 식용곤충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과 레스토랑이 성업 중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진흥청이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 꽃벵이(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 장수풍뎅이 애벌레, 쌍별귀뚜라미 등 곤충 4종에 대해 과학적 안전성 입증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받았다. 씹거나 삼키는데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에게 균형 잡힌 영양을 보충 해줄 수 있는 고소애로 만든 푸딩도 개발이 되었고, 유아, 노인,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특수의료용 식품개발연구도 한창이다.

곤충은 작지만 풍부한 영양의 보고이다. 단백질 함유량은 육류에 버금가며, 탄수화물과 지방도 풍부하다. 철 아연 마그네슘 등 무기질을 비롯해 비타민, 식이섬유도 많이 들어있고, 소 돼지 닭 같은 육류와 비교해도 영양적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곤충을 ‘작은 가축(little cattle)’으로 명명하고, 미래 식량난을 해결해줄 대안으로 지목한 바 있다.

현재 식용곤충 시장 규모는 100억 원대 미만으로 미미하지만  2020년에는  약 17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주 단백질원인 국내 육류시장의 규모는 약 17조 원대이기에, 곤충이 1%만 대체해도 약 1,700억 원의 곤충식품 시장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용곤충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15년에 724곳이던 전국 곤충 사육농가는  지난해 1,261곳으로 1년 사이에 약 1.7배 늘어났다. 여기에는 애완곤충, 식용곤충이 모두 포함되지만 이 같은 성장은 식용곤충이 이끌었다는 분석이 대세이다.

시장규모는 커지나 곤충 사육과정과 품질을 평가할 기준이 부족한 실정으로, 향후 객관적인 품질기준 확립과 품질인증제도 도입도 예상된다. 경남곤충대학에서는 시장이 안정되기 이전에 곤충 생산단계부터 위생조건을 만족하는 HACCP(해썹)기준(안)을 준수하여 고품질의 곤충을 생산토록 기술을 보급해서 곤충 유통시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역량을 키워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곤충이 식재료부터 의약품까지 산업전반에 활용가치가 높아지면서 곤충산업이 경제발전을 이끌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부상 되고 있다. 유용곤충자원의 활용범위가 식품산업, 생명과학 및 의약 분야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 대중이 곤충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불식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곤충은 우리의 식재료를 더욱 다양화하고 미식의 즐거움을 배가 시켜줄 것이다. 현재 식용곤충의 소비 확대를 위해 가정이나 식당 등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조리법과 메뉴가 개발되고 있으니 곤충산업에 많은 관심 기울여 주시길 당부 드린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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