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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방울방울, 그때 그 오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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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방울방울, 그때 그 오락실
  • 이은주
  • 승인 2017.01.31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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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산책
 

동전 하나만 있으면 세상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된 듯 행복하게 만들어 주던 오락실. 보글보글. 갤러그, 너구리, 스트리트파이터, 테트리스 등 재밌는 게임이 어찌나 많았던지 저녁 식사 시간을 훌쩍 넘길 때까지 정신을 빼앗겨 엄마에게 혼이 나곤 했던 해질녘 풍경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그 풍경들을 찾아 추억의 오락실로 산책을 떠났다.

진행·사진 유화미

추억 속을 걷는 길

도심의 빌딩 숲을 지나 고만고만한 상점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골목길이 그때 그 오락실을 찾아가는 길목이다. 서촌은 유난히도 오래된 상점들이 많은데,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돌아가는 미장원 간판이 아직도 쉬지 않고 돌고 있다. 몇 발자국을 옮기면 알록달록한 벽화가 눈에 들어오고, 방과 후에 친구들과 고픈 배를 안고 시끌벅적하게 찾아갔을 법한 분식집도 보인다. 금방이라도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 아래에서 “저녁 먹자”는 엄마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올 듯하다. 엄마의 목소리에 하나둘 집으로 향하던 아이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 오락실을 찾아 들어섰다. 그래, 나는 그리고 우리는 지금 오락이 당긴다.

인생 위로 게임 한판

“어머니, 저는 100원만 주십시오. 100원만 주시면 올림픽 영웅들과 하루 종일 보낼 수 있습니다.”
<응답하라 1988> 속 정봉이가 100원으로 하루 종일 올림픽 영웅들과 시간을 보내던 그곳은 바로 오락실이다. 많은 이들이 이런 정봉이의 모습에 과거의 기억을 더듬었더란다. 서촌에도 오락실에 대한 나름의 추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서촌에 위치한 <옥인 오락실>은 1988년 그 자리에서 시작해 2011년 문을 닫은 <용오락실>에서 빛나는 유년시절을 보낸 시민들이 모금을 통해 복원해 낸 곳이다. 그리 넓지 않은 곳이지만 우리를 추억 속으로 데려다 줄 보글보글, 너구리, 갤러그, 스노우 브라더스 등의 게임들이 가득 들어 있다. 오락기에 이니셜 한 번씩 안 박아 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하도 오래 전의 일이고 과연 옛날 그 실력이 나올까 싶지만 오락기 앞에 앉는 순간 시간을 되돌려 그때의 나로 되돌아간다. 손이 다 기억하고 있는 듯 제 실력이 나오는 게 퍽 신기하다. 비록 게임 한 판에 100원이 아닌 500원으로 가격은 꽤나 많이 달라졌지만, 엄마에게 혼날 걱정 없이 눈치 보지 않고 하루 종일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500원은 지불할 만하다. 현재를 살아갈 힘을 가져다 줄 ‘인생 위로 게임 한 판’ 해보는 건 어떨까?
  
*오락실 정보
옥인 오락실
주소 서울 종로구 옥인동 156-7
문의 02-737-4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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