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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좋은 모유 수유, 엄마에게는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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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좋은 모유 수유, 엄마에게는 해롭다?
  • 송혜란
  • 승인 2017.03.27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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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은 모유다. 각종 면역 물질과 항체가 포함된 모유는 아이에게 있어 최고의 영양원이 된다. 처음 세상에 나온 아이는 6개월까지 오롯이 엄마 젖만으로 키가 크고 몸무게가 증가하는 등 성장한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면역력이 강하고, 엄마와의 유대 관계가 더 끈끈하다는 것 정도는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렇다면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의 경우는 어떨까?

사진 서울신문

모유 수유의 허와 실

모유 수유가 아이에게 미치는 장점을 무수하다. 모유에는 중추신경계 발달에 중요한 콜레스테롤과 DHA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또한 모유 속에 함유된 면역 글로불린, 유산균, 비피더스균이 아이의 면역 체계 발달을 돕고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을 낮춘다.

이대 목동병원이 지난해 세계모유수유주간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유 수유는 아기의 정서 안정에도 효과가 있다. 따뜻한 엄마 품속에서 듣는 엄마의 심장 소리와 목소리가 아이를 진정시키는 데 좋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 사이의 정서적 만족감과 친밀감이 높아질 뿐 아니라 아기의 두뇌 발달도 촉진시킨다.

어쩌면 이는 우리가 이미 다 들어 온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모유 수유가 아이의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만 논의해 온 것은 사실인데…. 최근 모유 수유가 엄마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다. 모유 수유의 허와 실에 대해 알아보자.

모유 수유 산모, 치아 건강 ‘주의’

올 초 모유 수유 기간이 긴 여성은 폐경 후 치아가 소실될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팀이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폐경 여성 4,200여 명을 대상으로 모유 수유 기간과 남아 있는 치아 개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모유 수유 여성이 1개 이상의 치아를 상실할 위험도는 모유를 아예 먹이지 않은 여성 그룹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유 기간이 25개월 이상일 때 위험도는 1.83배의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이에 연구팀은 수유기에 칼슘이 풍부한 우유와 콩, 두부 등의 음식이나 칼슘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또한 잘못된 자세로 수유를 하게 되면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이대 목동병원은 전했다. 오랜 시간 한 자세를 유지하게 되면 디스크의 변형을 불러오고, 이로 인해 통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유할 때는 의식적으로 허리를 곧게 펴고 배에 힘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실보다 득이 더 커

지금까지 알려진 모유 수유가 산모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크게 두 가지 정도다. 그것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다. 사실 모유 수유는 아이나 산모 모두에게 잃는 것보다 득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각종 해외, 국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수유 기간이 길수록 산모 유방암의 발생 위험이 감소했으며, 출산 후 모유 수유는 고혈압 발생률을 낮추고 동맥경화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1년 이상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30% 가까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림대 의대 동탄성심병원 소아과 심영석 교수팀은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50세 출산 여성 4,724명을 연구한 결과, 모유 수유 기간과 대사증후군 간에 상관관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모유 수유 기간을 5개월 이하, 6∼11개월, 12∼23개월, 24개월 이상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6개월 이상 수유한 여성은 5개월 이하 수유한 여성에 비해 혈압 상승 위험이 22∼33% 낮았다. 혈당 상승의 경우 11개월 이하 수유한 여성보다 12∼23개월 수유한 여성이 22% 적었고, 24개월 이상 수유한 여성은 38%나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4개월 이상 수유한 여성의 경우 중성지방 수치 상승도 24% 떨어진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중성지방은 혈관 벽에 쌓여 혈액의 흐름을 막는데, 동맥경화증, 급성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연구팀은 12∼23개월, 24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 즉 성인병의 위험도가 5개월 이하 수유한 여성에 비해 각각 27%, 30% 감소하는 것으로 최종 추산했다.

결론적으로 본인과 아기의 건강을 위해 출산 후 1년 정도는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초유에 아기 건강에 좋은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출산 즉시 수유를 하도록 한다. 단, 카페인과 술은 자제하고 모유 내 부족할 수 있는 칼슘, 비타민D 등 영양소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송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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