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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맛, 겨울별미 '더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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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맛, 겨울별미 '더덕'
  • 유화미
  • 승인 2017.02.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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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산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릴 만큼 영양소가 매우 풍부하여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알려진 더덕. 겨울엔 특유의 향긋한 향과 맛을 가진 더덕이 별미다. 알고 먹으면 더 이로운 더덕에 대한 이모저모.

사삼(沙蔘)으로 여겨져 온 더덕

예로부터 더덕은 사삼(沙蔘)이라고 하여 인삼, 현삼, 만삼, 도삼과 함께 5삼으로 불리며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여겨져 왔다. 더덕의 어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1431년 간행된 <향약채취월령>, <향약집성방>에는 더덕을 가덕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가덕의 이두식 표기가 ‘더덕’이라고 할 수 있다. 더덕에 대한 기록은 이뿐만이 아닌데 <고려도경>에서는 ‘관에서는 매일 내놓는 나물에 더덕이 있는데, 그 모양이 크며 살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 라고 적혀 있다.
또한 <본초강목>에서는 ‘1, 2월에 싹이 나는데, 처음 나는 것은 아욱 잎과 같다. 8, 9월 줄기가 자라면 높이가 1~2척이나 된다. 잎은 뾰족하고 길어 구기 잎과 같으나 작으며 톱니가 있다. 가을에 잎 사이에서 작은 자주색 꽃이 피는데 모양은 방울 같고 피면 다섯 갈래로 찢어진다. 모래땅에서 잘 자라고 황토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며 더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여러 기록들을 보아 더덕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곁에서 건강을 책임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야산에서 자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자생하고 있긴 하지만 특히 강원도 화양, 인제, 철원 등지에서 많이 생산된다. 그러나 자연채취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재배도 많이 한다.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고 차가운 성분

<한국민속약>에 따르면 ‘더덕은 거담, 강장, 고혈압, 보양보음, 부인병, 산후약, 위냉병, 해소, 해열, 풍열, 혈변에 쓰이고 인삼과 구절초를 섞거나 꿀을 섞어 보약을 만들기도 한다.’며 더덕의 효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더덕에는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원래는 약용 식물로 여겨져 왔다.
특히 더덕에는 사포닌이라는 성분이 풍부한데 이 사포닌은 혈액순환과 원기회복을 도우며 정력증강의 효과를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생이나 직장인이 섭취하면 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이며 남성에겐 정력 향상을, 여성에게는 갱년기 증상의 예방과 월경 불순 등에 효과가 나타난다. 이뿐만 아니라 기관지 점막을 강화하고 가래 해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덕을 섭취하면 좋은 사람은 또 있는데 바로 산모다. 해독 작용과 소염 작용을 통해 출산으로 인해 지친 몸을 회복시켜 주고 모유 분비를 촉진시켜 준다.
사포닌 성분 외에도 더덕에는 섬유질이 풍부해 포만감을 주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 예방에 좋고, 몸속의 숙변을 제거해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더덕을 이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더덕에는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지만 더덕 섭취를 주의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더덕엔 독성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찬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갑거나 수족냉증 등을 앓고 있다면 과다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소화불량이 발생하여 설사나 복통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적당량만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뿌리의 모양에 따라 암컷과 수컷으로 구분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봄철에 산야에 초목이 싹트기 시작할 때 뿌리를 캐어 식용하며, 이때 채취한 더덕은 연하고 달면서도 쓴 맛이 특징이다. 약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2~8월에 캔 뿌리를 말려서 사용하게 되는데 뿌리가 희고 굵으며 곧게 뻗은 것일수록 약효가 좋다.
자연의 생기 속에서 그대로 키운, 좋은 더덕일수록 골이 깊고 연한 노란빛 또는 흰 빛을 띤다. 곁가지가 없이 곧게 자란 것과 뿌리가 굵을수록 맛과 효능이 뛰어나다.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아도 좋지 않으며 공기 중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색이 변하거나 물기가 마른 것은 고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더덕은 특이하게도 뿌리의 모양에 따라 암컷과 수컷으로 구분되는데 통통하고 잔뿌리가 많은 것이 암컷이고 잔가지 없이 매끈하게 뻗은 것이 수컷이다. 요리에 쓰일 더덕은 수컷을 이용해야 맛이 좋다고 하니 참고한다.

자연산 더덕의 손질법과 요리법

자연에서 키운 좋은 더덕을 골라왔다면 우선 흐르는 물에 겉 표면에 묻어 있는 흙을 깨끗이 씻어낸 후 껍질을 제거한다. 더덕은 껍질이 억세고 주름이 많아 손질하기가 다소 까다롭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치거나 불에 살살 굴려가며 겉면을 살짝 구워주면 껍질이 쉽게 벗겨진다. 칼 등의 도구를 이용해 결 방향대로 껍질을 제거해준다.
친환경에서 잘 자란 좋은 더덕은 껍질을 벗기면 섬유결이 보풀보풀하게 일어난다. 이 때문에 겨울철에 잘 말린 북어를 더덕북어라 칭하기도 하였다. 껍질을 벗겨낸 더덕은 소금물에 잠깐 담가 두어 쓴 맛을 제거한 후 요리에 이용한다. 곧바로 섭취할 것이 아니라면 10℃ 이하의 온도에서 신문지에 싸 마르지 않게 보관하면 약 1개월 정도 섭취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더덕을 이용한 대표적인 요리인 더덕구이는 더덕을 칼로 반으로 갈라 편 후 방망이로 두들겨 넓게 펴준다. 너무 세게 두드리면 섬유가 끊어져 조각조각 흩어져 버릴 수 있으니 힘 조절이 중요하다.
더덕구이는 고추장을 발라 굽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데 더덕의 쓴 맛을 고추장이 완화시켜 줘 먹기가 편해진다. 더덕으로 담근 술도 강장제로도 좋으며 거담 효과도 크다고 알려져 있다. 소주에 더덕을 넣어 최소 석 달 정도 두면 엷은 황색의 향긋한 더덕술이 완성된다. 더덕을 이용한 요리로는 이밖에도 고추장장아찌, 더덕생채, 누름적 등이 있다. 뿌리뿐만 아니라 더덕의 어린잎을 삶아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쌈으로 먹기도 한다.
더덕과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으로는 검은깨를 들 수 있다. 더덕은 지방과 단백질이 다소 부족한 편인데 검은깨가 이를 보충해준다. 더덕 요리에 검은깨가 많이 사용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사진 양우영 기자, 매거진플러스│자료제공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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