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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젠보크 맥주의 정점? 바이엔슈테파너 비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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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젠보크 맥주의 정점? 바이엔슈테파너 비투스 ★★★★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6.11.30 0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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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엔슈테파너 비투스(Weihenstephaner VITUS)는 대표적인 바이젠보크(Weihenbock)이다.

바이젠보크는 독일의 밀맥주인 바이젠(Weizen)의 풍미와 질감, 도수를 향상시킨 맥주로 1900년대 초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1907년 독일 바이에른주 밀맥주 양조의 대가인 게오르크 슈나이더가 당시 인기가 있었던 도펠보크(둥켈 라거를 강화한 것)를 벤치마킹 한 맥주 ‘아벤티누스’(Aventinus)를 출시한 것이 시초다.

슈나이더는 도펠보크에 라거 효모 대신 바이젠 효모를 넣어 발효시켰다. 이 맥주가 좋은 사례가 되어 다른 바이에른 양조장들도 둥켈 풍의 어두운 색의 바이젠보크를 출시했고, 몇몇 양조장들은 밝은 색의 바이젠보크도 출시했다. 알코올 도수는 7~9%에 달했다.

바이젠보크는 바이젠을 강화한 만큼 기본적인 맥주 속성은 바이젠과 같다. 하지만 알코올 도수를 높이기 위해 많은 맥아를 사용하므로 단맛이 강하며 입에 닿는 질감이 묵직하다. 홉의 알싸한 풍미 대신 진한 향과 농축된 맛이 우러나온다. 원재료 값이 높아지므로 대중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비투스는 바이에른국립맥주회사인 바이엔슈테판에서 생산한 밝은 색의 바이젠보크다. 바이엔슈테판은 1040년 당시 베네딕트 수도회를 위한 하우스 양조장이었으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운영된 가장 오래된 양조장으로 알려져 있다.

비투스는 먼저 풍성한 거품 층이 인상적이고 적당한 산미와 풍부한 과일향이 느껴지며, 부드러운 목 넘김 끝에 쌉쌀한 뒷맛을 남긴다. 바나나 향, 바닐라 향 외에도 톡 쏘는 시트러스 맛 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달콤한 맥아의 풍미로 가득하다.

마셔 보면 느끼기 쉽지 않지만 알코올 도수가 7.7%에 달해 ‘작업주’로도 알려져 있다. 상면발효를 한 후 낮은 온도에서 장기 숙성시켜 맥주의 도수를 높인다고 한다. 클리스탈 바이젠(헤페바이젠에서 여과를 통해 효모와 단백질을 제거한 상태)을 천천히 얼려가며 얼음 결정이 된 수분을 걸러내는 동결증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비투스의 명성은 익히 알려졌으며 세계적으로 고정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2010~2012년 WBA(세계맥주시상)에서 주로 금메달을 수확했으며 비어 어드보킷, 레이트 비어 등 맥주 전문 사이트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거나 상위권에 올랐었다.

비투스의 대단한 점은 정제수 밀맥아 보리맥아 호프 효모 등 기본 재료만으로도 출중한 맛을 낸다는 점이다. 지난 1516년 독일의 ‘맥주 순수령’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왔던 독일 밀맥주. 20세기 중반, 그리고 21세기 초반 다시 밀맥주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젊은이들의 호응 외에도 이 같은 뛰어난 밀맥주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비투스로 인해 새삼 독일 맥주의 위대함을 느껴보게 된다.

글 백준상 기자 | 사진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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