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3:35 (금)
실시간뉴스
골목에서 보물찾기 서촌 산책놀이
상태바
골목에서 보물찾기 서촌 산책놀이
  • 최효빈
  • 승인 2016.04.28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기행

한옥과 일제강점기 적산 가옥, 현대식 건물이 섞여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골목마다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낸 작은 가게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장소인 서촌. 조용하고 느리지만 절대 심심하지는 않은 서촌의 골목골목에서 보물찾기.

진행 및 사진 최효빈 기자

인왕산의 옛 이름인 서산 밑에 있는 동네라서 붙여진 이름 ‘서촌’. 최근 몇 년 간 삼청동, 상수동과 같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새로운 데이트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서촌은 사실 겉보기에는 평범한 골목길과 가게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오랜 역사와 서촌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매력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문학가 이상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상의 집’에서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고 하는 ‘대오서점’, 故박노수 화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박노수 미술관’, 그리고 엽전으로 도시락을 사먹을 수 있는 통인시장까지 규모는 작지만 알차게 구경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 그리고 먹을거리가 있다.

퀸(Queen)이 위치한 곳 또한 바로 이 서촌으로, 에디터에겐 입사 첫날 마주했던 서촌의 강렬한 첫인상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1월의 날씨 탓이었을까, 긴장 위에 긴장을 더한 입사 첫날의 심리상태 때문이었을까.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 하나 없이 텅 빈 서촌거리가 쓸쓸하고 어두웠으며 ‘이 곳이 왜 핫 플레이스?’ 하는 의문이 절로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서촌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되는 날이 오고야 말았으니, 때는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인 봄. 사계절 중 폭신폭신하고 말랑말랑한 봄을 가장 좋아하는 에디터가 점심을 먹고 서촌 일대를 산책하면서부터 시작된 서촌 기행은 회사생활의 낙이 될 만큼 일상의 큰 기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는데 그 시작은 서촌의 작은 골목에서 출발하였다.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 카페 대신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낸 옷집, 음식점, 꽃집, 디저트 카페와 도대체 언제 자리잡았는지 모를 아주 오래되고 낡은 이발소와 설비소, 그리고 각종 공방들이 한데 어우러진 서촌은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 특히 서촌을 걷다 보면 옛날 그 시대에 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아련한 향수 같은 것이 항상 일어나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도 청와대와 가깝다는 이유로 개발이 제한되어 남아 있는 한옥과 고도 제한 덕에 높게 쌓지 못한 건물 등으로 ‘현대적’인 느낌보다 ‘전통적’인 느낌이 더 강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서촌의 또 다른 매력을 꼽자면 바로 ‘점잖음’에서 찾을 수 있는데 조용하게 자리를 지키는 수많은 가게들은 상점 밖으로 노래를 크게 틀지도, 호객행위를 하지도 않는다. 물론 전단지를 손에 쥐어주지도 않는다. 때문에 서촌을 거닐다 보면 자연스럽게 햇살에, 바람에 귀를 기울이게 되며 그 결과 복잡하고 시끄러웠던 마음이 보다 차분히 가라앉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오랜 시간 서촌을 지켜온 주민들, 상점의 주인들은 또 왜 이리도 친절한 건지. 그저 몇 번 마주쳤을 뿐인데 낯가림을 많이 타는 에디터가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 어느새 이렇게도 서촌에, 또 서촌을 구성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많이 열었구나 싶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촌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찾는 동네로 거듭나면서 본래 서촌에 위치해 있던 많은 소규모 가게들이 서촌을 떠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예스러운 모습을, 서촌만의 매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핫 플레이스를 즐기는 마지막 방법이 그러하듯, ‘바로 지금’ 서촌으로 발걸음을 향하길 추천한다. 마침 벚꽃이 만개한 4월은 서촌과 사랑에 빠지기 가장 좋은 계절이므로 절대 때를 놓치지 마시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