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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연애편지1-조희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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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연애편지1-조희길 시인
  • 송혜란
  • 승인 2015.05.29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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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 나의 사모님!

정말 요즘은 이뿐이다운 행동을 많이 하는 것 같아 가슴 든든하오.
우리의 사랑은 이 가을이 완연히 익는 날쯤 완숙해질 것도 같소.
그동안 고생 참 많았소.

앞으로도 참고, 견디고 애써 이해하며 성실히 생활해줄 것을 부탁하오.
언젠가, 아니 정확히 일 년 후면 틀림없이 취직의 문을 열어놓을 것이고,
오백만 촉광의 다이아몬드를 달 것이며, 다음해 신년호 중앙지 신문에는
등단의 소식을 전할 것이요. 기대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오.

난, 이제 모든 점을 이해하기로 결정했고 또한 믿을 것이며, 완전한 정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소.

성급하게 생각하지 맙시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뜻은 아니요 마는
조금은 느긋하게 그리고, 풍만한 수확을 위해서 마음과 몸을 담금질하며
기다리는 미덕을 축적해야 할 것 같소.

현재의 위치가 다소는 불편하고, 고통스럽더라도 밝은 내일을 위한 준비 시간임을
스스로 확신하며, 확신을 갖도록 마음을 열어주시오.

불현듯, 아니 자주자주 경희가 보냈던 음성이 생각나는구려.

찌는 듯한 더위의 문무대 병영생활에서의 당신의 배려나, 나의 열띤 마음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요.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소.

항상, 자기를 망각하지 않는 성실한 자세와, 건전하고 밝은 사고력을
유지하면서 제반에 늘려진 상황을 진취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힘써주시면 더욱 감사하고 가슴 푸근하겠소.

경희!

결코 좌절하거나 무너지지 말고 왕이질풀처럼 질기게, 강하게 살아,
이천년 대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성실히 호흡합시다.
일천구백팔십사년 구월의 마지막 날 中

서라벌 낭군 書

<조희길 31년 전 스무네 살의 꿈 많던 청년. 그 청년의 둘째 아이가 스무네 살이 된 지금, 그 청년은 무엇을 이루었고 또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그렇게 열망하던 문단에 등단을 했고, 박사학위를 받고 대기업의 임원이 되었고 총명한 딸 아들을 둔 가장이 되었다. 그가 오늘에 있기까지, 그를 지탱해준 가장 큰 언덕, 연애편지의 주인공. 그 언덕이 바로 현재의 아내이다.>

글 조희길 시인
경주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졸업(경영학 박사). 제8회 호국문예 당선(’87) 문학세계 신인상(’91) (사)세계문인협회 회원. 옥돌문학 동인회 동인.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본부. 現 청호나이스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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