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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농장 - 다육식물 도매농장, 금강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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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농장 - 다육식물 도매농장, 금강농원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10.22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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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4년 만에 상반기 매출 5억원

 

 

최근 관상용 다육식물 시장이 커지면서 다육식물을 전문으로 재배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 특히 경기도 지역의 경우 올 연말까지 다육식물 수출 규모가 1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다육식물 재배 면적의 약 70%를 차지하는 경기도 지역 중에서도 고양시는 경쟁력을 갖춘 다육식물 농장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도매 농장으로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하지 않지만 상품의 희소성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기도 일산의 금강농원을 찾았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다육식물의 사전적인 정의를 보면 '사막이나 높은 산 등 수분이 적고 건조한 날씨의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땅 위의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한 식물'을 말한다. 때문에 오랜 기간 물을 주지 않아도 쉽게 죽지 않아 관상용으로 다육식물을 키우는 가정이 적지 않다. 다육 식물은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다. 관상용으로 독특한 다육식물을 찾는 외국 마니아 층이 두터워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품의 경우 몇백~몇천만원을 호가하지만 팔릴 정도다.
이처럼 다육식물이 소매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질 수 있었던 데는 우수한 품종을 대량으로 유통하는 도매 농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금강농원이 대표적이다. 이 농장은 해외 수출 목적보다는 소매상들을 상대로 다육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에 있었던 품종을 가지고 교배종을 개발해 품종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곳이다. 때문에 이 농장은 다육식물의 유행을 선도하는 '다육식물의 1번지'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육식물 시장의 잠재력 확인하고 귀농 결심

 

 

현재 금강농원을 운영 중인 농장주 김주연 씨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전문 농업인이 아니었다. 도시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농장을 운영하던 모친의 건강이 안 좋아져 일을 도운 것이 농장 운영의 계기가 됐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그런데 농장을 운영하시던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회사를 다니는 것이 어려워졌죠. 회사를 그만두고 귀농했을 때 다육식물에 대한 붐이 일었다가 그 거품이 살짝 사라지는 시기였어요. 하지만 제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고 농업에 관심도 없어서 다육식물이 무엇인지 구분하지도 못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가만 지켜보니 농장 운영을 체계적으로 하면 상당히 큰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욱이 부모님의 일도 도와드릴 수 있어서 과감히 농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거죠."
김 씨는 실제 사이트에서 거래 중인 다육식물의 판매량을 파악하기 위해 다육식물 거래가 이뤄지는 인터넷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다육식물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사이트를 골라, 특정한 품목이 어느 정도 시간을 거쳐 얼마 만큼이 팔리는지 파악한 것이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은 품목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시기적으로 다육식물의 인기가 점차 고조되는 상황이라는 점도 알 수 있었다.
김 씨는 "시장이 포화된 상태라면 특정 제품의 판매량이 점차 증가하는 경우가 드문데, 다육식물 시장 자체가 아직은 성장하는 단계여서 조사하는 기간 동안 인기가 많은 품목의 판매량이 점점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다육식물 재배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다육식물의 성장 잠재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마니아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량을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죠. 주로 사이트에서는 제가 고른 한 품목만을 집중적으로 봤어요. 그 품목이 언제 얼마 만큼 빠지고, 빠지는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고 품목의 인기 정도를 파악했죠. 실제로 그런 부분들을 체크하면서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농장 매출이 어느 순간부터 점점 증가하는 모습을 확인했고, 주변 농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다육식물 재배에 대한 자신감을 조금씩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육식물 전문가로부터 재배 기술을 습득

 

 

김주연 씨는 급하게 귀농했지만 재배할 토지와 기술 전수자가 있었던 점에서 비교적 빠르게 농장주가 될 수 있었다. 물론 농장 운영 초창기에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육식물 전문가에게 재배 기술을 배우는 과정 자체가 생소함의 연속이었고, 1년 전 배웠던 내용이 이듬해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모르는 부분을 다시 묻고 익히는 과정을 반복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농장에서 농업 기술을 갈고 닦았다.
"저에게 농업 기술을 가르쳐주신 분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 저는 농업 기술을 접해본 적이 없는 게 상당한 약점이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오히려 기존에 농업 기술을 알던 분보다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하셨죠. 농업에 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고 있을 때 무언가 새롭게 배우려고 하면 기존에 가졌던 노하우나 편견 때문에 자기 주장이나 고집을 부릴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어요. 저 같은 경우 아예 백지 상태에서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어린아이처럼, 스펀지처럼 빠르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1년 전 배운 내용이 이듬해에 기억이 나지 않으면 수시로 선생님께 물어보고 익혔던 노력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기후 조건에 따라 변수가 많은 만큼, 재배하는 품종에 대한 관찰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했고요."
그렇게 배운 노하우는 귀농 3년 차에 접어들어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팡이만 꽂아놓아도 새싹이 난다'는 봄의 기후 조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것이 재배 노하우로 축적되면서 점차 안정적인 다육식물 재배를 이룰 수 있었다.
"사실 봄에는 지팡이만 꽂아놔도 새싹이 난다고 하잖아요. 농업인에게는 그 조건에 맞춰서 재배를 하는 게 하나의 노하우가 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비닐하우스도 세우고 저만의 재배 노하우를 접목해 조금씩 재배량을 늘려 나갈 수 있었죠."
김 씨는 농장 운영 초기부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주위 농가에서 다육식물 수출로 분주할 때도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재배함으로써 규모보다는 내실을 기한 것이다. 그녀의 선택은 적중했다. 우수한 종자를 보급하는 도매 농장으로 점차 소매상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지면서 대량으로 주문하는 물량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저희 농장은 일반 소비자나 수출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아닙니다. 수출을 위주로 농장을 운영하는 경우 상품을 의뢰해 물량을 확보하고 외국에 수출해 고소득을 올리기도 하지만, 저희 농장은 자가 생산 방식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물량까지 확보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죠. 그러다 보니 꾸준히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고 대량 생산에 용이한 재배 기술을 확보해 나가면서 수소문 끝에 찾아오는 소매상들이 많이 늘었어요."

교배를 통해 다양하고 우수한 품종 확보가 경쟁력

금강농원의 경쟁력은 관상용 식물로 최적화된 품종의 다양성에 있다. 기존에 있던 품종을 교배해 더욱 우수한 품종으로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그 기술을 재배 환경에 최적화시켜 대량 생산에 용이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이곳이 자랑하는 경쟁력이다. 특히 다양한 품종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유행에 따라 특정 품종 품귀 현상을 방지하는 안정적인 수급을 맞추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농장과 달리 '특수'를 누릴 수 있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농장에 있는 품목들은 일본이나 독일 등지에 원래 있었던 것이지, 아예 없었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에요. 이를테면 밖으로 보이는 잎이 하나인 품종을 잎이 많은 품종과 교배해서 외관도 예쁘고 보이는 잎도 많은 관상용으로 우수한 품종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이렇게 씨가 나오면 누구나 대량 생산할 수 있지만, 대부분 물건들은 기존에 있던 품종들이라 경쟁력이 떨어져요. 하지만 1만 개 가운데 하나 정도는 상품성이 우수한 품종이 나오거든요. 그것을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죠."

 

 

▲ '에케베리아속 칸테'의 모습

 

▲ 웅동자의 모습. 잎 끝이 곰 발톱처럼 생겼으며, 시간이 지나 잎 끝부분이 빨개져서 곰발 모양처럼 보인다고 해서 웅동자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 '단애의 여왕'이라는 품종

그러한 노력 덕분에 금강농원에는 다른 농장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품종이 있다.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유포로비아나 에케베리아 등 품종의 다양화를 통해 희소가치를 높인 것이다. 이는 김 씨가 뒤늦게 다육식물 농장 운영에 뛰어들었을 당시, 기존 농가들이 보지 못한 틈새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유행을 쫓아 재배하지 않고 돈이 안 돼 외면당한 품종을 재배한 것이 농장 성공의 핵심 요인이었다.
"뒤늦게 다육식물 재배를 시작하면서 똑같은 품종을 재배하면 크게 성공하는 것은 어렵다고 봤어요. 그래서 돈과 유행을 쫓아서 이미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품종보다는 돈이 안 되어 기존 농가에서 외면한 품종을 재배하기로 마음먹었죠. 제가 틈새시장을 노리면서 생각했던 부분은 유행은 어느 순간 사라지지만, 사람들이 과거에 눈으로 접한 클래식한 상품들을 언젠가는 다시 찾을 것이라는 믿음이었어요. 그때를 대비해서 재배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품종을 미리 준비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정말 2~3년 정도 지나자 제가 배우고 생각했던 대로 과거 외면당한 제품들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이미 재배 규모나 기술력에서 앞서 있던 저희 품종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수밖에 없었죠."
김 씨는 귀농 3년 차부터 기대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5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제품 출하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우수한 종자와 재배 기술을 자체 보유한 농장이어서 수익률도 높은 편이라 웬만한 중소기업 부럽지 않은 순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처음 농장 운영을 시작해서 첫 해 매출이 없었고 이듬해부터 몇천만원 수준으로 매출을 올렸어요. 3년째가 되자 제가 원하는 매출을 달성하기 시작했고요. 올해 상반기에는 5억원 정도 팔았는데, 비수기인 여름이 지나고 판매량이 다시 늘어나는 가을을 거치면 올해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바람은 '좋은 물건을 더 싸게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농장 규모를 확장하는 것은 물론, 그에 맞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농업인으로서의 자기 계발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욕심이 있다면, 현재 5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다육식물 시장 가운데 절반 정도를 우리 농장이 차지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나친 욕심일 수 있지만, 그만큼 많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고 싶은 바람이 큰 만큼 더 나은 농업인이 되기 위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당장의 수익을 내기보다 선견지명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내실을 기한 것이 금강농원의 오늘을 있게 했다. 단순한 유행을 쫓아 사업에 도전하는 전략보다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부가가치를 가진 사업에 도전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금강농원의 농장주 김주연 씨를 통해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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